* 르몽드 코리아에서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월호는 우선 대선을 앞둔 한국민들에게 필요한 몇 가지 정보가 들어있어 그것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표지의 우측에 큼지막한 특집 기사로 '좌파가 서민층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라는 제목을 달고 다루어지고 있다.
또한 주요기사의 대부분이 르몽드가 늘 그래왔듯 우리 사회의 현안에 직접 맞닿아 있는 여러 분야들이 다루어졌는데, 그 중 나의 눈에는 -프로노트에 갇힌 중등교육, -권력의 문턱에 선 이재명의 보편소득, -드라마 지옥으로 미리보는 2022년 K드라마의 미래가 들어왔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 잡지가 프랑스에서 1954년부터 발행되었고, 한국어판은 훨씬 나중에 발행된 것을 모를 수도 있다. 이 잡지의 대부분의 기사는 번역되어 한국어로 발행되는 것이며 몇 가지 기사들만이 국내 저자의 손에 의해 쓰여진다.
나 자신을 알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겠으나 가장 손쉽고 확실한 방법은 나의 주변을 확인하고 파악하여 내가 속한 환경을 정확하게 이해함으로써 나에 대한 정의를 얻는 방법일 수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대한민국을 둘러싼 세계의 이모저모를 냉철하고 비판적인 시선으로 제시하고 분석하며,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자화상을 역으로 투영한다.
66쪽에 게재된 [프로노트에 갇힌 중등교육]은 제목에서 보듯 프로노트라고 하는 프랑스의 교육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는 기사이다. 22년된 학사관리 소프트웨어인 프로노트를 통해 프랑스 교육계의 모든 구성원들은 편리함을 제공받았으나, 오히려 그 편리함을 얻기위해 투입해야할 시간과 노력이 증가하여 역효과와 부작용을 낳고 있어 개선과 보안이 필요하다는 흥미로운 기사였다. 코로나 시대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하고 있어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한편 어떤 체제이든 처음의 의도와 반하는 주객의 전도현상을 보며 발전과 발전으로 인해 야기된 역효과가 결국은 공존할 수 밖에 없음을 더더욱 알수 있게 해주는 아주 좋은 소재의 기사였고, 한국도 이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어 더욱 공감의 범위와 깊이가 컸다.
96쪽에 게재된 프랑스 기자의 눈으로 본 한국대선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프랑스 기자가 썼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다소 편향적인 시선이 느껴져 불편했다. 현정부의 공과를 다루면서 차기 정부를 맡게 될 후보들이 안고 가야하는 문제점을 지적했더라면 르몽드의 품격에 걸맞는 기사가 아니었을까 싶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 잘못한게 많다하더라도 북한관련해서 큰 성과가 없었다거나 어느 한쪽 후보에 관련한 부분에서는 사실이 왜곡된 부분들이 있는 데 이것 역시 많이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 이 기사만 보면 현 정부의 지지율이 10%도 안될것 처럼 느껴졌으나 이또한 사실이 아니지 않은가. 정치에 관련된 부분들은 팩트를 정확하게 체크하고 편향적인 비난을 지양해야 품격있는 기사가 될 것 같다.
84쪽의 [거실을 점령한 히치콕]편은 게재된 사진부터 매우 흥미로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서스펜스의 거장이었던 히치콕감독의 모습이 아닌 텔레비전 방송에 몸담아 자신의 소신을 가감없이 쏟아내었던 히치콕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어가있어,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문화면을 풍성하게 해준다.
이 밖에도 기획, 경제, 환경, 도시에, 지구촌, 교육, 한국이라는 섹션들에 우리의 현재와 연동되어 돌아가는 다른 나라의 상황과 우리가 관심을 두지 못했던 우리의 상황들이 풍성하게 들어가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통해 세계를 알고, 세계라는 창을 통해 우리를 들여다 봄으로써 넓은 시야, 편협하지 않은 마음, 치열한 이성을 갖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