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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nm09271님의 서재
  • 한한 명문 대옥편
  • 명문당 편집부 엮음
  • 45,000원 (10%2,500)
  • 1992-12-01
  • : 1,472
사실 글자가 많은 옥편보다는 단어가 많이 실린 옥편이 더 유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자가 많은, 구체적으로 3만 글자 이상 실린 옥편이 한 권쯤은 있는 것이 좋다.

그래서 먼저 명문당의 신옥편을 구매했다. 이 옥편도 확실히 다른 옥편보다 많은 글자를 실었고 육서자전도 부록에 있어서 유용했다.

하지만 역시 그보다 좀 더 큰 옥편이 필요했다.

일단 단대나 교학사의 옥편은 훌륭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제외했다. 한문 연구하는 분들께는 유용하지만 내 수준과 용도에 비해 너무 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중서림이나 동아의 사전과 강희자전 한어대자전 같은 중국의 사전, 이 명문대옥편을 놓고 남 모르게 몇 날 며칠을 고민했다.

그리고 백년옥편과 한한대자전은 글자가 적고 한문에 적합하여 내 용도에는 안 맞다는 결론을 내렸고 중국의 사전들은 글자도 많고 저렴하지만 배송이 오래 걸리고 한국음이나 한국식 글자, 용법이 없다는 점에서 배제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엣센스한자사전과 명문대옥편을 놓고 고심한 끝에 결국 명문대옥편을 택했다.

엣센스도 많은 글자를 싣고 일본어 표기도 있지만 명문이 글자가 더 많아서 이쪽을 택했다. 물론 엣센스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가격도 한몫 했다.

또 명문대옥편은 일본어가 없는 대신 초서와 전서가 있고 엣센스는 그 반대이다. 내 용도에는 일본어보다는 초서가 나와 있는 게 더 유용한 것 같았다.

책이 도착해서 보니 확실히 대단했다. 우리나라에서 쓰였던 글자들이 굉장히 많이 실려 있었는데 壽의 이체자, 離의 약자(文+隹), 驪의 약자(馬+呂) 등등 다른 사전은 물론 유니코드에도 없는 글자들도 있었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왔다.

단순히 5만자 옥편이라는 타이틀 이상의 정보를 담고 있었다. 중국 사전에는 저런 것들이 없으므로 명문을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명문대옥편에도 없는 글자나 용법도 많이 있다. 그래서 어차피 인터넷을 쓸 수밖에 없고 명문에 다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서 구입을 망설였던 것이다. 막상 받아서 써 보니 후회는 없고 만족스럽다.

본래 이 책의 전신인 명문한한대자전에는 부록으로 오체자전도 있었는데 여기에는 없지만 명문신옥편에 있는 것을 참조하면 되므로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옥편을 처음 만난 것은 약 15년 전이었다. 그때도 글자는 많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내 생각 이상으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뭔가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두께도 그때보다 더 두꺼운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때는 하도 두꺼운 책을 많이 봐서 명문대옥편이 상대적으로 얇아 보였던 걸까?

놀라운 것은 그때도 정가가 5만원이었는데 지금도 정가 5만원이라는 것이다. 물론 할인 받아서 더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15년 전에 처음 산 명문대옥편은 많이 봐서 누레지고 닳았는데 그 이후로 한자를 별로 쓸 일이 없을 거 같아서 팔아 버렸다.

그리고 한동안 명문대옥편 없이도 잘 지냈다. 한자를 찾을 일이 있어도 별로 불편함은 없었다.

어쩌면 지금도 명문대옥편이 없었어도 괜찮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자 쓸 일이 다시 생기니 역시 명문대옥편은 유용하다.

결국 명문대옥편은 나에게 돌아왔다. 명문대옥편이 필요한 일이 생길 줄 알았다면 그때 안 팔았을 것이다. 역시 나와 뭔가 인연이 있는 게 아닐까.

이번에는 계속 한자 일을 하든 안 하든 평생 곁에 두고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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