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마음의 평화
  • 다 팔아버리는 카피 키워드 사전
  • 호리타 히로카즈
  • 16,920원 (10%940)
  • 2025-10-01
  • : 37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다 팔아버리는 카피 키워드 사전》이라는 제목은 도발적이면서도 직설적이다.

한 권의 책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팔리는 언어를 전면에 내세우는 경우는 흔치 않다.

덕분에 첫 장을 넘기기도 전에, 머릿속에서 "나는 어떤 언어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왔던가?"라는 질문이 되살아났다.

이 책은 글을 쓰는 사람, 상품을 기획하는 사람, 심지어는 콘텐츠를 만드는 모든 이들에게 날카로운 거울 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이 책은 4,000개가 넘는 카피 키워드를 사례와 함께 보여준다.

단순히 단어의 나열이 아니다. '역설적인 표현 활용하기', '임팩트를 주거나 강조하고 싶을 때', '제3자의 의견·고객의 평가 활용하기' 등 상황별·용도별로 분류해, 지금 내 글에 어떤 표현을 써야 효과적인지를 바로 꺼내 쓸 수 있도록 돕는다.

마치 실제 카피라이터의 노트를 훔쳐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읽다 보면 '이런 표현은 왜 떠올리지 못했을까'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받으면 누구나 좋아하는 ○○", "아직 늦지 않은 ○○", "○○하지 마세요" 같은 문장들은 일상적으로 접했지만, 막상 내가 글을 쓸 때는 놓치기 일쑤였다.

이런 단어가 히트 상품의 배경에 숨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책장을 넘길수록 한 가지 분명해지는 점이 있다.

'팔리는 말'은 화려한 수사나 감각적 포장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마음속 갈증, 욕망, 불안을 정확히 건드리는 말만이 힘을 갖는다.

그래서 이 책은 표현을 무분별하게 차용하라고 권하지 않는다.

오히려 진정한 가치를 드러내는 데에만 사용하라고 강조한다.

거짓이 개입된 카피는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 신뢰를 잃는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짚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유용했던 부분은 행동 유도하기 챕터였다. "○○하라!", "○○하지 마세요" 같은 단순 명령형이지만, 어떤 맥락에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소비자의 행동은 확연히 달라진다.

이를테면 "놓치지 말고 경험하라"라는 말은 기회가 제한적이라는 심리를 자극하고, "망설이지 말고 지금 클릭하라"는 표현은 지체 없는 결정을 이끌어낸다.

이처럼 직접적인 지시어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이 책은 그 미묘한 균형을 설명하며 실제 예문까지 제시해준다.

또한 '타깃을 좁혀서 특장점을 강조하기' 챕터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고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 하는지를 다룬다.

예를 들어 "○○가 사랑한 ○○" 같은 표현은 특정 집단의 신뢰를 그대로 끌어와 설득력 있는 메시지로 변환한다.

이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지점 중 하나인 '누구에게 말을 건네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 책의 강점은 압도적인 양의 키워드와 용례에도 있다. 4,000개가 넘는 표현을 상황별로 정리해 두었기에, 글을 쓰다 막히는 순간 사전처럼 펼쳐볼 수 있다.

카피라이팅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이 책을 단순한 참고서가 아니라 실전 무기처럼 활용하게 될 것이다.

물론 모든 표현이 만능은 아니다. 같은 키워드라도 맥락에 따라 설득력이 달라진다.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이 책은 가치가 있다. 단어 자체가 아니라, 그 단어가 가진 힘과 한계를 이해하도록 안내하기 때문이다.

《다 팔아버리는 카피 키워드 사전》은 글을 쓰는 이들에게 두 가지를 동시에 선물한다.

하나는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방대한 언어의 도구함이고, 다른 하나는 언어를 책임 있게 다루라는 윤리적 경계다.

좋은 상품과 서비스에는 반드시 그에 걸맞은 말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말은 이 책의 페이지 곳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글은 운명을 바꾸는 무기다.

같은 상품도 어떤 말을 붙이느냐에 따라 팔릴 수도, 잊힐 수도 있다.

《다 팔아버리는 카피 키워드 사전》은 그 갈림길에서 우리에게 확실한 무기를 쥐여준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