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반가울 것이다. 매일 새벽, 마음을 깨우는 짧은 문장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면, 그 뒤에 얼마나 긴 호흡의 글쓰기와 묵묵한 반복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든 글쓰기』는 그 오랜 시간의 비밀과 힘을 풀어놓는다. 저자가 말하는 글쓰기는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삶이 있는 한 멈추지 않는 호흡 같은 것이다.
저자는 치유해본 경험을 가진 사람은 누구든 작가라고 말한다. 상처를 견디고, 그 과정을 스스로 기록하며 마음을 다독인 순간부터 이미 글은 시작된다. 그것이 일기든, 편지든, 혹은 단 한 줄의 메모이든 상관없다. 아픔을 언어로 풀어내는 행위는 자신을 회복시키는 동시에 누군가의 마음을 건드리는 힘을 갖는다. 그 힘은 전문적인 기술보다 더 오래 남아, 삶을 지탱하는 이야기로 자라난다. 그래서 글쓰기는 잘 쓰는 법을 배우기 이전에, 먼저 살아내고 느낀 것을 정직하게 적는 데서 출발한다.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글쓰기를 인생의 통로라고 부르는 그의 정의다. 통로를 지나며 사람은 상처를 치유하고, 자신을 단련하며, 세상과 연결된다. 기자 시절, 수없이 던지고 또 던진 질문, 하루 수백 번의 반복된 문장, 매일 아침 써내려간 편지들이 그를 만든 뼈대였다. 저자는 글쓰기가 특별한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강조한다. 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이미 절반은 시작한 셈이라고 말한다.
인상 깊었던 대목은 수십 년을 반복하는 힘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24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편지를 썼다. 같은 주제를 삼백 번, 천 번 반복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문장은 더 단단해지고, 생각은 더 깊어진다. 글쓰기는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익혀야 하는 습관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그 반복이 때론 지루하고 힘들지만, 그것이야말로 글을 오래 쓰게 하는 원동력이다.

책에는 기자 시절 취재 현장에서 체득한 글쓰기 비밀도 녹아 있다. 첫 문장에 호기심을 걸어두는 법, 사건의 디테일을 살려 독자를 끌어당기는 방법, 그리고 필요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글을 설계하는 방식까지, 실제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그는 좋은 글이란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유지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글쓰기를 통해 새롭게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화 속 한 대사를 예로 들며, 일상을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관찰하는 태도가 결국 글감을 만든다고 한다. 같은 장면도 새로 본 듯 표현할 수 있는 시선, 그것이 좋은 글의 시작이다. 그는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때 비로소 문장이 살아난다고 단언한다.

『누구든 글쓰기』는 글을 잘 쓰는 법보다, 글을 오래 쓰는 법에 더 가깝다. 그는 매일 글을 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삶의 태도부터 다르다고 말한다. 하루 500자든, 5분이든 꾸준히 쓰는 습관은 결국 인생을 바꾸는 힘이 된다. 작가는 이를 자기 삶의 주인으로 서는 법이라고 표현한다.

책을 덮고 나면, 글쓰기가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처럼 느껴진다. 거창한 주제나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오늘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히 기록하는 것, 그것이 첫걸음이다. 고도원은 말한다. 살아있기 때문에 쓸 수 있는 것이 글쓰기라고. 결국 이 책은 글쓰기 안내서인 동시에,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루틴에 관한 기록이다.
쓰는 사람이 곧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그의 신념은 매일의 문장을 통해 증명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글을 쓰는 일이 특별한 소수의 영역이 아니라, 오늘부터 누구나 걸어 들어갈 수 있는 길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