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챗GPT와 한 번이라도 싸워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원하는 답을 얻기까지 얼마나 고군분투해야 하는지를. 엉뚱한 대답에 머리를 감싸쥐고, 질문을 다시 고치면서 AI와 말꼬리를 잡고 다툰 기억이 있을 것이다. 시간을 아끼려다 오히려 시간을 더 잡아먹는 상황이 생긴다. 바로 이런 순간, 챗GPT를 잘 쓸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가 극명해진다. 『업무시간을 반으로 줄이는 챗GPT 글쓰기』는 챗GPT를 효율의 도구는 물론이고 사고를 돕는 진짜 조력자로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기술 매뉴얼처럼 챗GPT 사용법만 나열하지 않는다. 핵심은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가'에 있다. 저자는 챗GPT를 똑똑하게 쓰는 방법이 결국, 생각을 짧고 명확하게 정리하는 훈련임을 강조한다. 무턱대고 프롬프트를 넣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구조적인 사고를 챗GPT와 함께 훈련하는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끈 문장은 "챗GPT가 절대 못 쓰는 글을 써라"라는 부분이다. 단순한 도발이 아니라, 인간 고유의 경험과 감정, 개성 있는 언어가 살아 있는 글만이 진짜 의미를 가진다는 말이다. 챗GPT를 쓴다고 해서 모든 글이 똑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만의 생각을 더 뚜렷하게 드러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은 직장인의 현실을 세밀하게 반영한다. 링크드인 자기소개, 이메일, 보고서, 회의록, 그리고 시말서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단순히 텍스트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와 판단의 과정을 담아내는 프레임으로서 AI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보여준다.
또한 챗GPT 시대에 중요한 건 검색이 아니라 질문이라는 전환의 감각을 날카롭게 짚어준다. 질문을 잘하면 더 나은 답을 얻는다는 말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이 책은 그 원리를 실전에서 어떻게 구현하는지를 보여준다. 챗GPT에게 어떻게 질문할지, 어떤 식으로 대답을 다듬고 내 것으로 만들지에 대한 명쾌한 안내가 이어진다.

인상 깊었던 또 하나의 대목은 '아부를 잘해야 글을 잘 쓴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과장된 표현 같지만, 실은 타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언어 전략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단순히 문장을 예쁘게 쓰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하라는 의미이다. 글이 설득의 수단이라면, 그 설득의 첫 단추는 공감이고, 그 공감은 '상대방을 얼마나 이해하는가'에서 출발한다.
책 전반에 흐르는 톤은 실무 중심이지만, 동시에 생각의 구조를 훈련시킨다는 데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글이 막힐 때 챗GPT를 쓰는 게 아니라, 어떻게 사고할지를 챗GPT와 함께 훈련한다는 접근이 인상적이다. 나만의 말투를 학습시키고, 자주 쓰는 표현을 반영해 내 스타일로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더 이상 기계적이지 않다. 디지털 어시스턴트를 고용한 듯한 경험이 될 것이다.
개인 브랜딩에도 이 책은 유용하다. 블로그 글, 유튜브 원고, 뉴스레터 등 콘텐츠 작성의 영역에서 챗GPT는 사고의 징검다리가 되어준다. 특히 이 책은 단편적인 팁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별 글쓰기의 구조와 흐름을 실제 사례와 함께 보여주기 때문에 독학으로 익히기 어려운 감각까지 전달된다.
이 책은 글쓰기의 자동화를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인간의 고유한 사고와 판단을 챗GPT와 어떻게 조율하고 확장할 수 있을지를 훈련하는 책이다. 생각을 짧고 정확하게 정리하고, 그것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기술. 이 책은 그 기술을 챗GPT와 함께 개발하는 여정을 안내한다. 챗GPT는 더 이상 낯선 도구가 아니다. 제대로 활용한다면, 능력있는 파트너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