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니체와 쇼펜하우어가 손꼽은 삶의 전략서,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인생의 정수. 그 고전은 다름 아닌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이 시대를 살아가는 법, 세속적인 지혜의 기술』이다.
철학자이자 신학자였던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관계를 놀라울 만큼 예리하게 꿰뚫어본다. 이 책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실질적 기술, 즉 세상을 건너는 현명함의 감각을 촘촘하게 펼쳐 보인다.

이 책은 짧은 경구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정제되어 있다. 화려한 언어 대신 냉철한 통찰로 이뤄진 문장들은, 그 자체로 생각을 멈추게 만들고 되새기게 한다.
어느 곳을 펼쳐들어도 놓치지 않고 싶은 문장으로 채워져있다. 길지 않은 문장 안에 사람을 꿰뚫는 통찰이 담겨 있고, 문맥 없이 읽어도 상황 속에 대입할 수 있는 날카로움이 있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글은 짧은 문장으로 이내 납득하게 만들고, 감정을 자극하지 않지만 오래 여운을 남긴다. 책장을 무작위로 넘겨 읽는 것만으로도 지금의 내가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방향을 묻는 이에게 길을 알려주기보다, 내 안의 나침반을 작동하게 만드는 글이다. 그래서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도 좋지만, 오히려 그때그때 필요한 순간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는 방식이 더 어울린다. 언제 읽어도 적시에 파고드는 문장들이기에, 이 책은 시의적절한 고전이 아니라 항시 유효한 책이라 부를 만하다.
이 책은 삶을 예쁘게 포장해주지는 않는다. 다만, 현실 속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조언을 준다.
사람 사이에서 지켜야 할 거리감, 말의 무게, 신중함의 태도 같은 것들이 책의 곳곳에 날카롭게 박혀 있다. 한 줄 한 줄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고, 무심코 지나쳤던 나의 태도를 성찰하게 해준다.
그 어떤 자기계발서보다 마음을 두드리며 콕 와서 박히는 글이 많아서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말은 지혜의 조각이라 부르고 싶어진다.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짧은 한 문장 안에 삶의 본질을 꿰뚫는 힘이 있다. 무겁게 가르치려 들지 않지만, 읽고 나면 가볍게 지나치지 못한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문장은 머리가 아닌 가슴에 먼저 박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이 스며든다. 지금껏 들은 충고 중 가장 조용하고 단단했던 말들이 이 책 속에 있다.
책장을 덮고 나면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조언이 먼저 내면을 단련하는 데 스며들며 깊은 통찰을 안겨준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법, 세속적인 지혜의 기술』은 손에 들었을 때보다 마음에 남는 여운이 훨씬 더 크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무작정 앞으로 나아가기보다는 이 책의 한 문장을 떠올리는 것이 필요하겠다.
오래된 고전이 이토록 오늘을 정확히 꿰뚫을 줄은 몰랐다. 이 책은 서랍 속에 넣어두었다가 꺼내보는 편지가 아니라, 늘 손닿는 곳에 두고 틈틈이 한 문장씩 꺼내 읽고 싶은,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