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책을 펼치는 순간, 한 장의 사진 앞에서 눈길이 멈췄다.
오래된 골목의 질감, 오후 빛에 물든 벽돌의 색감, 그리고 그 안에 스며든 온기.
낯선 장소였지만 낯설지 않았다.
양영훈 작가의 『당신과 함께, 유럽』은 그렇게 한 장의 사진에서 기억을 불러오고, 풍경 너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행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있는 그 장면들로부터 다시 시작된다.

이 책의 저자는 여행 작가 양영훈. 30여 년 동안 여행 작가의 길을 걸으며 개인 저서 14권, 공동 저서 20여 권을 펴냈다.
이 책에는 스위스 실스마리아 루체른, 샤프하우젠 & 슈타인암라인, 프랑스 아비뇽, 아를, 엑상프로방스, 이탈리아 캄파니아, 시칠리아, 노르웨이 로포텐 제도, 아틀란틱 오션 로드, 트롤스티겐-게이랑에르 국립경관 도로, 프레이케스톨렌, 트롤퉁가, 스웨덴 피엘바카, 벡셰, 네덜란드 히트호른, 킨더다이크&바를러, 독일 브레멘, 체코 모라비아, 리투아니아 트라카이 & 빌뉴스, 그리스 아테네 등 이름만으로도 마음이 설레는 도시들이 담겨 있다.
이 도시들은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구성된 목록이 아니라, 작가가 실제로 발길을 여러 번 옮기며 깊은 인상을 받았던 곳들이다. 화려하거나 북적이는 중심지보다는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의 일상, 오래된 건물 사이의 정적, 그리고 천천히 걸어야만 발견할 수 있는 풍경들이 중심이 된다.
페이지마다 담긴 도시들은 작가의 오랜 경험과 따뜻한 시선 덕분에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 독자에게는 새로운 여행의 가능성을 떠올리게 한다.
이 책은 누군가의 손을 잡고 다시 걷고 싶은 유럽의 도시들을, 그리움과 함께 떠나는 여정이다.
정보나 경로 위주의 글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도시를 바라봐온 사람이 전하는 감정과 사유가 페이지마다 스며 있다.
스위스의 조용한 마을부터 발트해 너머 리투아니아의 담백한 도시까지, 지도로는 담을 수 없는 풍경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은 사진과 문장이 맞닿아 있는 여행 수첩처럼 구성되어 있다.
작가가 직접 촬영한 사진은 장면의 묘사에 머물지 않고, 감성이 묻어나는 듯하다. 사진 느낌이 따뜻해서 한참을 바라보게 만든다.
그렇게 작가의 시선이 모인 풍경의 조각들은 한 도시를 기억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어주고,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이 책에 담긴 사진이 여행의 감성을 잘 포착해내어 감탄을 자아낸다. 여행지의 풍경이나 장면을 스쳐 지나가지 않고 오래 바라본 사람만이 포착할 수 있는 시선이 담겨 있어, 사진 한 장에도 시간의 결이 스며 있다.
빛이 스치는 방향, 골목 끝에 남겨진 사람의 실루엣, 낡은 간판의 질감까지도 차분하게 기록되어 있다.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사진 앞에서 멈춰 서게 되고, 그 이미지 속에 머물던 공기와 온도까지 상상하게 된다. 여행은 다녀오는 것이 아니라, 그 풍경을 마음속에 오래 남기는 일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당신과 함께, 유럽』은 새로운 장소를 소개하기보다, 마음 깊숙한 곳에 남아 있는 도시의 온기를 되살려준다. 낯선 곳에서 다시 걷고 싶은 길, 그 길 위에 다시 서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 조용히 묻는다.
자신도 모르게 풍경 안으로 스며드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여행 책이다. 책장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마음속에서 여행이 이어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어떤 길은 과거의 추억으로, 또 어떤 길은 미래의 바람으로 남아, 언젠가 다시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온다.
소진시까지 8종 사진엽서 세트가 제공되니 기회가 닿는다면 꼭 챙기길 권한다. 책 속에 실린 사진 중에서도 특별히 엄선된 장면들이 엽서로 제작되어, 한 장 한 장이 작은 창처럼 느껴진다.
벽에 붙여두거나 책상 위에 올려두면 잠시나마 유럽의 어느 골목, 언덕, 강가로 마음이 떠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종이의 촉감과 인쇄의 질감마저도 사진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책과 엽서가 함께 주는 감동이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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