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한 끼를 대하는 태도가 곧 삶을 대하는 태도라면, 고로상은 누구보다 진지한 철학자다. 혼자 먹는 시간도 대충 때우지 않고, 오롯이 즐기며 의미를 찾는 사람. 그런 그가 직접 남긴 먹는 노트라니, 이건 안 볼 수 없다.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서 고로는 비즈니스로 도시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음식과 마주한다. 식사를 아무거나 대충 한 끼 때우는 것이 아닌, 한 입 한 입 음미하며 그 순간을 즐기는 태도가 인상적이다.
메뉴를 고를 때는 신중하고, 맛을 보며 조용히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자신의 입맛에 꼭 맞는 조화를 찾았을 때 비로소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 그의 식사 시간은 혼자라는 느낌보다, 음식과 나누는 대화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고로상이 기록한 『고독한 미식가의 먹는 노트』는 흔한 맛집 가이드가 아니다. 이 책에는 먹는다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책장을 넘기면 51가지 음식이 등장하는데, 드라마에서 보았던 익숙한 메뉴도 있고, 낯설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리도 있다. 무엇을 먹었는지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식을 접했을 때의 감각, 식사하는 순간의 몰입감까지 담아내고 있어 읽는 재미가 크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음식에 대한 그의 태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무심코 먹기 쉬운 순간에도, 그는 온몸으로 맛을 탐구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번거로운 것이 아니라, 식탁 앞에서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혼밥은 때때로 외로운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고독한 미식가의 먹는 노트는 그와는 전혀 다른 시선을 전한다. 혼자 먹는 시간이 쓸쓸한 것이 아니라, 오롯이 자신을 위한 순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누구의 눈치도 안 보고, 내가 원하는 음식을 골라 한입 한입 제대로 즐기는 것. 오히려 혼자일 때 더 깊이 음식을 음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곳곳에 있는 일러스트 덕분에 책이 주는 감각적 경험이 한층 더 풍부해진다. 실제 사진이 아니라 그림으로 표현된 음식들은 상상의 여지를 남기며,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고로상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림 속 음식들은 그가 드라마에서 마주했던 한 끼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새롭게 다가오는 요소가 있다.
이 일러스트들은 고로상이 음식을 접할 때의 순간적인 감정과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한입 베어 물었을 때의 감탄, 따뜻한 국물을 삼킬 때의 안도감, 예상치 못한 조합에서 느끼는 신선한 발견. 이 모든 감각들이 그림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와닿는다.
책을 읽으며 일러스트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고로상처럼 음식 앞에서 신중해지고, 한입 한입을 더 깊이 음미하게 된다. 혼밥의 시간은 더 이상 허전한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나를 위한 순간으로 변한다. 그리고 책을 덮은 후, 자연스럽게 다음 식사에서 어떤 음식을 골라볼지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문득 나는 어떻게 식사를 하고 있을까 돌아보게 된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허겁지겁 먹거나, 음식의 맛을 온전히 느끼지 못한 채 지나친 적은 없는지. 고로상의 식사 방식처럼, 한입 한입을 천천히 즐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미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독한 미식가의 먹는 노트』는 음식에 대한 기록을 넘어, 한 끼를 온전히 대하는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책을 덮고 나면 자연스럽게 내일의 한 끼가 기다려진다.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어떤 조합이 나에게 가장 잘 맞을까? 오롯이 나를 위한 식사를 더욱 소중히 여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고로상의 미식 철학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도 우리의 식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