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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봉
  • 어려운 여자들
  • 록산 게이
  • 13,500원 (10%750)
  • 2017-07-10
  • : 717



* 이 리뷰는 어려운 여자들 선집을 먼저 받고 쓴 글입니다.


 페미니즘 관련 입문 도서를 록산 게이의 <나쁜 페미니스트>로 했기 때문에 어려운 여자들이 국내 발행될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우연치 않게 선집을 읽을 기회가 닿아 단편 8개가 들어있는 선집을 받아 읽게 되었다.


 8개의 단편 모두가 좋았고, 좋았기 때문에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기도 하고 공감을 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어려운 여자들이라는 단편이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해서 생각이 났는데, 최근에 출산을 한 친구도 생각났고, 혐오 범죄에 대해 말한 뒤 상사로부터 면박을 받으며 미친 여자 취급을 받았던 작년 여름의 나 자신도 떠올랐다.

 이 단편 안의 여자들은 라벨링이 되어 있다. 헤픈 여자, 불감증의 여자, 미친 여자, 어머니들, 죽은 처녀들. 단편선을 읽는 게 아니고 건너 건나 아는 사람의 이야기를 활자로 전해 듣는 것 같았던 부분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게 이 단편은 어디에서나 숨쉬며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를 미워하기도 하고, 남편과 아이들을 미워하기도 하며 거리를 걸을 때 사람들의(특히 남자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열쇠를 손가락 마디 사이에 끼우고 걷기도 하는 여자들. 그런 여자들을 헤픈 여자, 미친 여자로 라벨링하는 것은 언제나 본인이 아닌 제3자 혹은 타인들이고, 아주 자주 남자들이었다. 단편선 속에 등장하는 남성도 너무나 쉽게 자신과 데이트까지 한 여성을 '미친 여자'라고 부르게 되는 것을 읽으면서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헛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어려운 여자들이라는 단편 이외에도 책에는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여성들이 등장한다. 이제까지 많이 접할 기회가 없었던 여자들이 나와 과거를 극복하기도 하고, 어딘가로 떠나기도 한다. 이야기를 읽으면 읽을수록 그동안 얼마나 이런 여성들의 이야기를 원했는지 알게 되었다. 강하고 결정을 내리고 서로를 위로하는 여성들. 그런 여성들의 다른 이야기가 기대된다. 다음 급여일이 모쪼록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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