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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나무님의 서재
풀꽃세상이라는 환경단체가 자연물에게 풀꽃상을 드리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논에게 풀꽃상을 드렸다는 것을 '풀씨'를 접하고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환경단체가 논에게 환경상을? 지금의 논은 오히려 환경을 해치는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왜 하필 논에게 환경상을? 이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풀꽃세상이라는 한 단체가 갖고 있는 생각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에 대한 존경심을 회복하기 위해 풀꽃상을 드린다'는 것이 제 마음을 건드리더군요. 환경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앎이 단순한 앎으로 끝나버리는 말았거든요.

그런데 저와 다르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그 단체의 회원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계시고, 그 중에서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풀꽃상을 드리고 있는 것에 큰 관심이 가게 되었습니다. 벌써 9차례 풀꽃상을 드렸고, 올해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는 농업문제에 한 환경단체가 그들의 독특한 방식으로 대응한다는 것이 농업문제를 도외시하고 지내 온 저에게 충격을 주었습니다.

저는 도시의 한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고, 저의 부모님들 또한 도시 사람입니다. 하지만 외할머니, 친할아버지, 고모... 그 분들을 떠올리면 기억은 자연스레 논으로, 시골로 향합니다. 어릴 적 추억의 장면으로 떠오르는 논이 지금 도시에서 제 잘난 맛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과연 어떠한 의미가 있는 공간인지, 점점 황폐해져가고 도로와 아파트로 사라져가고 있는 논은 그 자체로 우리의 미래가 아닌지... 책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들이 지나갔습니다.

밥을 먹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겠지요. 그 밥이 나오는 논에 대해 그리고 그 논을 일구는 농부님들에 대해 새삼스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깝게는 오는 9일,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는 한-칠레간 FTA 협상에서부터 멀게는 우리의 미래세대들의 생명을 담보할 농업문제가 결코 농민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풀씨>책은 격렬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욱 힘있는 부드러움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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