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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님의 서재
  • 비둘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 9,720원 (10%540)
  • 2000-02-10
  • : 1,900
비둘기.
향수, 좀머씨 이야기에 이어 세 번째로 접하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책이다.
위의 두 책이 매우 마음에 들었기에 망설임없이 이 작가의 책 셋트를 구입하고 비둘기를 펼쳤다.
 
뉴질랜드 남섬 여행 중 틈틈히 읽었는데
전반적으로 쳐지고 우울한 내용 탓에 괜히 여행 중에 이 책을 읽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튼 책 자체는 매우 만족.
 
 
 
˝그가 막 소리를 지르려던 참이었다. 남들로부터 버림을 받았다는 것이 애늙은이 조나단 노엘에게 너무나 다급하고, 무섭고, 절망적인 것이어서 다른 사람들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말을 침묵 속으로 크게 내뱉으려던 중이었다. 그러나 그가 막 소리치려고 할 때 대답이 들렸다.˝


 
과다한 불안 탓에 삶의 다양함을 즐기지 못하는 주인공, 조나단 노엘이 안타까운 한편으로도
변화와 변화의 끝에 찾아온 정신을 뒤흔들 정도의 혼란이 결과적으로 그를 조금은 이성적으로 되돌려 놓았다.
이후 그가 즐긴 작은 유희는 아마도 팽팽히 긴장되어있던 그의 정신을 평안히 누그러뜨려 주었으리라.
 
더불어 그가 보였던 별 것 아닌 듯한, 그러나 그에게 있어서는 수십 년 만에 내딛은 발자국 하나에
그는 기대하기조차 포기하고 있었던 주위의 도움을 받는다... 이 부분 또한 매우 인상적이다.
소설은 여기에서 끝이 나지만, 앞으로도 주인공이 좀 더 주위와 교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주위에 조나단과 아주 조금은 유사하다고 할까,
정말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걱정이 많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분이 계시다.
나는 대체로 낙천적이며 변화를 매우 즐기기 때문에 그 분의 성향을 그대로 받아는들이되 이해할 수는 없었다.
이 책의 내용이 앞으로 그 분을 대할 때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아마도 불안장애와 강박증을 지닌 health consumer1들을 접할 때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리라 (직업병).
 
 
 
나중에 다시 읽을...까...?
한 번 읽을 가치는 충분히 있는 책이지만, 두 번은 솔직히 모르겠다.
그의 불안에 감화되어버릴까 조금은 겁이 나서, 하하.
그래도 매력적인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문체가 나를 또 이끌겠겠지. 멀지 않은 언젠가 다시 이 책을 집어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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