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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님의 서재
  • 꺼져가는 민주주의 유혹하는 권위주의
  • 앤 애플바움
  • 3,920원 (10%210)
  • 2021-07-30
  • : 344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애플바움의 책이다. 민주주의 위기론을 설명하는 다양한 논의가 있다. 어떤 이는 민주주의의 내재적 모순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어떤 이는 민주주의를 지탱해온 규범의 형해화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저자는 또 다른 버전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함께 각자의 행복을 이야기하며 건배를 하던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를 멀리하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며,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든다. 


저자의 경험에는 거짓이 어떻게 정치를 무력화시키는지, 반대로 진리라고 믿는 것이 어떻게 정치를 형해화시키는지를 비롯하여,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가, 다양성을 견디지 못하는 참을성 없음이 우리가 공기라고 믿는 민주주의를 얼마나 더럽히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이야기는 강렬한 정치적 믿음이 어떻게 서로를 등 돌리게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강렬한 믿음의 끝에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가 매달려 있다.


저자는 왜 이러한 방식으로 이야기해야했을까. 서로 너무 다른 사람들이 공유하는 도덕언어가 사라진 현대의 문제적 상황에서 정치적 문제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은 아닐까. 너무나 행복한 한 때를 함께 보냈던 네가 나의 곁을 떠날 때의 외로움을, 그러나 되돌릴 수 없었던 경험을, 그것이 자신에게 정치적인 것에 대한 너무나 다른 생각, 즉, 자신과 공동체의 미래에 대한 너무나 다른 생각 때문임을 이야기하면서 그것으로 인해 붕괴된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믿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왜 읽어야할까. 우리도 애플바움이 경험한 그 지점에 어쩌면 이미 와 있지만, 그 지점에서 무엇이 일어날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나오는 자신만의 정치적 올바름을 한껏 머금은 정치적 수사들이, 그 수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우리가 사는 세계가 누군가와 손잡고 미래를 고민하기 보다는 손을 겨드랑이에 끼고, 등을 돌리는 모습이 애플바움이 경험한 모습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 끝에는 고독이, 그리고 고독을 만드는 미움과 적대감이 남는다. 고독이, 미움이 더 깊어지기 전에 서로를 생각해야하고, 서로가 함께 할 수 있었던 조건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래서 민주주의와 그것의 위기에 대해서 쓴 이 책을 읽어야한다.


덧, 어렵지 않지만, 내용이 깊다.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을 듬뿍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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