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을 내어준다는 것
모연 2021/04/1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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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곁에 있다는 것 (양장)
- 김중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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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 2021-03-26
: 1,631
책에는 살고 싶은데 살 수가 없어 자살하는 이들,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함에도 오물을 맞는 이들,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는 속에서 일하다 죽는 이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나온다. 위의 문장들을 읽으며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같은 자리와 같은 위치에 선 이들 만이 가능한게 아닐까? 는 의문이 들었다. 누구를 이해하고, 동감한다는 사실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을 종종 했기 때문이다. 그건 내가 누군가에게 ‘당신을 이해하고, 당신의 상황에 공감합니다.’라고 하는 말이 무게를 가진다는 생각을 하고 나서부터였던 거 같다. 나를 대입시켜 ‘내가 그러했다면.’이라는 전제로 생각을 해볼 수있지만 결국 우리는 그가 될 수 없고, 그는 내가 될 수 없는 상황에 종종 직면한다. 그래서 이해받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평생 상대는 이해할 수 없는 나의 이면을 모두 하나씩은 가지고 살아간다는 게 조금 외롭기도 했다.
하지만 책은 그에 대한 해답으로 누군가의 곁에 있어준다는, 존재로서의 위로를 제시한다. 누군가의 곁에 있고, 누군가에게 곁을 내어준다는 행위가 자연스러운 사회에 살고 싶다. 타인만의 행복도, 나만의 불행도 없다는 걸 알리는 은강구 주민들과,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을 보아서 적은 글’을 세상에 한 번 더 내어 준 작가님의 곁에 있고 싶다. 연대를 통해 사람임을, 삶을 증명하는 속에서는 모두가 자신의 우울을 매울 수 있지 않을까. 연우와 같은 청춘들이 더 이상 꿈을 유예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나는 이 믿음을 믿는다.
* 이 글은 창비로부터 서평 지원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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