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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pucdi님의 서재
  • 5분과 5분 사이
  • 이어라
  • 9,900원 (10%550)
  • 2024-08-21
  • : 66

5분과 5분 사이라니.

새로 나온 책을 훑어보다가 제목만 보고 읽고 싶어진 책이었다.

100년 남짓한 우리네 인생을 구성하는 것은 시간이다.

평소에 잊고 사는 우리의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고

제목에서 이미 외치고 있던 책.


목차를 보면 5분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이렇게나 많았나 싶다.

사실, 어떤 일이든 벌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도 채 되지 않지...

대단한 서사는 아니지만 공감을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는 내용들이다.

일부 극적인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누구나 겪어본, 혹은 겪게될 일들.



p.11

분명 평소와 같은 차를 타고, 평소와 같은 도로로 출근하고 있었다. 평소와 같은 신호등에서 멈췄고, 평소와 같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세상에는 준비할 수 있는 죽음이 있고, 준비할 수 없는 죽음이 있다. 예상치 못한 자신의 죽음에 당항하는 주인공.. 나도 매일 같이 가는 헬스장에서, 평소와 똑같은 운동을 하다가 다쳐서 참 어이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삶인가 보다. 그래서 역시 순간순간 행복을 느끼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

p. 14

이렇게 어이없이 죽을 거면, 하고 싶었던 일이나 해 볼걸. 항상 핑계였다. 시간이 부족하고, 돈도 없다는, 뻔한 핑계. 시간이야 내가 좀 더 노력했으면 됐고, 돈이야 다른 곳에서 좀 아끼면 됐을 텐데.

해봐도 후회, 안 해봐도 후회라고 했다. 남들 눈치 보지 않고 내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사는 게 최고다. 단 누군가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게 아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책임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살자!

p.25

... 그 파편들로 채워진 어린 시절의 방 안이, 그리워진다.

서울 한복판 8평 남짓한 원룸 속에 묻혀 있는 나는, 너무 고요하다.

10년 정도 자취를 해서 더욱 공감했던 구절.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불 꺼진 자취방의 정적을.

하지만 그 시간들은 헛된 시간들이 아니다. 견디고 나면 거름이 되어 나를 예전보다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성장의 밑거름이다. 이 시간에도 8평 남짓한 공간에서 외로움에 몸부림치고 있을 청춘들 화이팅.

분명한 건, 의지만 있으면, 그 시간은 언젠가 끝난다.

p.29

... 쓸데없는 감정 노동, 그리고 미안함과 짜증이 섞인 대화.

우리 엄마와 나의 대화를 묘사하는 것 같아 깜짝 놀랐다. 나는 아직도 이 감정 노동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전화보다는 카톡을 선호한다. 엄마와의 5분 통화 에피소드는 신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나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여운이 남는 단편이다.

p.72

"당신은 언제가 가장 그리운가?"

궁금하다, 당신의 생각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미소 지으며 대답한다.

"다 그립죠."

...

"지금도, 예전에도, 당신과 함께한 모든 시간이.

오랜 세월을 함께한 노부부 간의 대화라고 하기에는 다소 어색한 문체가 아쉽지만, 핵심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되었던 에피소드. 이 광활한 우주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시간과 공간의 교차점에 같이 있다는 의미이니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 나도 엄청난 인연이다.

p.133

'가능성 중독.'

...

하지만 평생 작가가 아닌 원석으로 남을 수는 없다.

결국 깎이고 나서야, 상처받고 나서야, 비로소 나를 꺼낼 수 있는 것이다.

예전에 가능성 중독이었던 시절의 내가 생각나서 밑줄을 쳤다. 나는 그놈의 가능성 중독 때문에 10대 때부터 성인이 되는 것도 싫어하는 겁쟁이였다. 그때의 나로 돌아가면, 가능성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원하던 것을 이루는 데 성공하면 좋고 실패해도 또 다른 가능성에 도전하면 되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아름다운 보석이 되고 싶다면 깎여야만 한다. 피할 수 없는 과정은 즐기자.

작가는 이 글들을 출퇴근 길, 약속 상대를 만나기 전 기다리는 잠깐의 시간,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시간에 썼다고 한다. 나는 그냥 버리는 시간들을 활용하는 저자가 존경스럽다. 이미 겪은 일들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읽을 때는 당시가 추억처럼 떠오르기도 했지만, 그때 감성으로 읽었다면 눈물을 쏟았을지도 모르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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