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문학전집이 아닌 세계문화전집 시리즈는 처음이었다.
화가와 소설가의 만남, 하지만 정작 둘은 한번도 만나지 않은 쌍둥이 같은 존재라 표현이 되었다.
아버지로 인한 억눌림과 제국이 무너지던 시기의 예술가들의 예술적 폭발
한 사람은 글로, 한 사람은 그림으로 표현하였고 그 둘이 너무 닮아 있어 만나지 않은 쌍둥이라 표현이 된 것이었다.
문학 작품이나 예술 작품을 이해할때 비슷한 작품을 묶어서 비교해보는 경험은 해보았지만 소설가와 화가를 묶어서, 그 작가들의 인생의 공통점과 작품의 공통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니 오늘날 아이들 교육과정에서 많이 접하는 여러 과목의 융합교육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았던 두 사람을 이렇게 묶어서 소개하니 비로소 눈이 뜨이는 느낌이었달까.
읽기도 전에 몹시 궁금해지는 그런 주제였다.
너무나 유명한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와 화가 에곤 실레
그 둘의 작품에 대해서는 접해 본 적이 있어도 작가들의 삶, 인생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비로소 제대로 만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왜 그들이 그러한 뒤틀린 모습을 그리고 사람이 벌레가 되는 상상을 하게 되었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거구의 사업가인 아버지에게서 자유롭지 못했던 평생 억눌림을 받으며 살아야했던 프란츠 카프카
살아있는 권위였던 아버지는 어린 카프카가 밤에 물을 달라 여러번 보챘다는 이유로 아이를 밤새 발코니에 세워두고 문을 잠가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오늘날과 옛날의 가부장적 권위는 크게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이에게 그 트라우마가 얼마나 오래, 그리고 심각하게 각인이 될 수 있는지를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아버지에게 그 정도로 아무 것도 아닌 존재라는 것.
아이를 둔 부모가 되고 나니 아무리 화가 난다 한들 아이에게 그렇게까지 화를 내며 내몰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그렇게까지 실망감을 느끼고 평생 소외감을 느끼게 만들었던 그런 상황이 사회적인 배경 뿐 아니라 아버지에게서 기인했다 생각하니 더 안타깝게 느껴졌다.
생선처럼 찢어버리겠다는 표현이라니. 한 사람의 인생을 부모가, 아버지가 이렇게까지 내몰고 핍박할 수 있는 것인가 싶었다.
아무리 내 아이라 한들, 아니 내 아이이기에 그런 표현은 더더욱 써서는 안됐어야하는 것이었다.
극한으로 내몰린 그런 내면의 압박과 사회적으로도 흔들리고 붕괴되는 억눌린 시대 속에 변신이라는 놀라운 예술작품을 만나게 되었지만,
한 사람의 인생은 아니 두 사람의 인생이 너무나 괴롭게 뒤틀린게 아니었을까 싶어, 이렇게까지 사람을 쥐어짜낸 작품을 만났다는게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내 몸은 정말 내 것인가?
아니면 가족과 사회와 국가에 의해 점령당한 영토인가?"
카프카는 이 질문을 문장으로 썼고 실레는 붓으로 그렸습니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라니.
에곤 실레는 매독으로 광기에 접어든 아버지가 환각으로 가족의 전재산을 불태우고 어머니는 절규하는 광경을 12살의 나이에 직접 목도하게 되었다 한다. 전재산이 불타는 광경, 그리고 에곤 실레는 한 소녀의 아버지로부터 신고를 당해 열린 재판에서 판사로부터 자신의 작품이 불태워지는, 자신의 모든게 불타는 모습을 또 보아야 했다고 한다.
프라하에서 카프카가 발코니에 버려진 아이의 트라우마를 평생 반복해서 쓰는 동안 빈에서 실레가 거울 앞에서 자기 모습을 평생 뒤틀린 모습으로 반복해 그렸다고 한다.
둘다 아버지에 의해 억압되고, 사회적으로 붕괴되는 상황 속에 그 암울함을 자신의 모습으로 표현해냈고 그 거리가 기차로 서너시간 거리임에도 둘은 만난 적이 없었지만 닮은 모습의 예술을 각각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냈다라는 것이었다.
또한 이 작품들은 한 책은 검열 도장이 찍혀 팔리지 않은 책이 되었고 그림은 외설로 찍혀 불태워지는 화형에 처해지는 공통점까지 겪게 되었다.
오늘날에는 카프카의 소설도, 에곤 실레의 작품도 예술작품으로 모두 인정을 받게 되었지만 작품이 나왔던 당시에는 그러한 핍박을 받는 상황이었다는 것까지 공통점인 것이었다. 그리고 너무나 이른 나이에 병으로 세상을 일찍 떠나게 되었다는 공통점까지 인생까지도 많이 닮아있는 쌍둥이 같은 두 사람이었다.
예술가들의 천재적인 상상력과 표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되는데(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지? 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표현해낼 생각을 하였을까? 등등) 그 배경을 알고 나니 왜 이런 작품들이 나오게 되었는지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두 천재의 불안과 혼란은 감히 상상하기도 힘들 것이다 싶은 것이었지만.
카프카의 작품은 그 자체로도 놀랍지만, 작가들에게 주는 영향력은 정말 어마어마한 것이었다고 설명되어 있었다.
마르케스, 보르헤스, 카뮈, 밀란 쿤데라, 무라카미 하루키에게까지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 18편(카프카가 생전에 출판한 첫번째 책의 18개의 짧은 산문과 산문시)과 에곤 실레의 수록작품 4편도 함께 소개가 되어 작가의 인생을 이해하고 나서 접하는 작품 감상이라는 느낌이라 작품을 다양하게 접해본 사람에게는 반가움을, 나처럼 이 작품들이 처음이었던 사람에게는 마치 선물처럼 느껴지는 그런 구성으로 쓰여져 읽기가 더욱 좋았던 책.
세계문화전집 그 2번째 만나지 않은 쌍둥이, 프란츠 카프카와 에곤 실레였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프란츠카프카 #에곤실레 #만나지않은쌍둥이 #모티브 #홍선기 #문화충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