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70대의 깊은 눈과 느린 걸음으로 이 책, 김종식 저자의 <눈이 번쩍 성경 풍물관:물건편>을 읽어 내려갔다. 세월이 쌓일수록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보다는 그 바탕에 깔린 이야기와 진실에 눈길이 가는 법이다. 평생 성경을 읽어오며 늘 익숙하게 지나쳤던 수많은 물건과 풍속들이 과연 당시 사람들의 삶에서는 어떤 의미였는지, 인생의 노년기에 이르러 다시금 짚어보고 싶어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1.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
평생을 신앙 안에서 살아오며 성경을 수없이 읽었지만, 때로는 말씀 속에 등장하는 물건이나 풍습이 머릿속에 또렷하게 그려지지 않을 때가 많았다. 고대의 맷돌이나 옷자락, 작은 동전 한 닢 같은 것들이 그저 까마득한 옛날이야기 속 소품처럼 느껴지곤 했던 것이다. 은퇴 후 삶의 여유가 생기면서 성경을 단순히 글자로만 읽는 것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았던 그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특히 저자가 오랫동안 모아온 사진과 고증 자료를 통해 성경 속 물건들을 직접 보여준다는 점이 끌렸다. 글자로만 접하던 구절들이 눈앞에 구체적인 형상으로 나타날 때, 성경을 바라보는 시야가 훨씬 넓어지고 신앙의 깊이도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인생의 후반전에서 성경을 더욱 생생하고 친근하게 만나보고 싶었던 것이 이 책을 집어 든 가장 큰 이유였다.

2. 기억에 남는 한 문장
“<눈이 번쩍! 성경 풍물관>시리즈는 한국교회에 풍성한 성경 지식을 더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이다.”(p.13) 성경의 물건 하나하나에는 당시 사람들의 땀방울과 눈물, 그리고 그 삶을 빚어 가시던 하나님의 손길이 그대로 묻어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수많은 설명과 유물 사진이 가슴을 울렸지만, 무엇보다 이 문장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 물건이란 그저 만들어지고 쓰이다 사라지는 비인격적인 도구가 아니다. 그 안에는 그것을 사용했던 사람의 고단한 일상과 애환이 담겨 있고, 나아가 그 삶을 인도하시던 하나님의 섬세한 배려가 스며 있다.
젊은 시절에는 눈앞의 성과나 커다란 기적에만 마음이 빼앗기곤 했다. 그러나 70의 나이에 이르러 이 문장을 접하니,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작은 물건 하나, 지나치는 작은 순간 하나에도 하나님의 은혜와 뜻이 담겨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지극히 작은 것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시선을 느끼게 해 준 문장이었다.

3. 책을 통해 깨달은 내용
이 책은 단순히 옛날 물건을 소개하는 박물관 안내서가 아니었다. 맷돌을 돌리며 하루를 시작하던 여인의 고단함, 목자의 지팡이에 담긴 보호와 인도하심의 의미, 작고 볼품없는 과부의 두 렙돈이 가진 무게 등 성경 속 물건들을 하나씩 조명할 때마다 그 뒤에 숨겨진 인간의 삶과 하나님의 마음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이해의 깊이가 곧 은혜의 깊이'라는 사실이다. 성경 시대의 문화적 배경과 물건들의 실제 쓰임새를 제대로 알고 나니, 예수님의 비유나 선지자들의 선포가 훨씬 더 절절하게 가슴에 와 닿았다. 낯설고 아득하게만 느껴졌던 2천 년 전 고대 중동의 풍경이 마치 내가 살아온 시골 마을의 풍경처럼 익숙하고 온기 있게 다가오는 경험을 했다.
또한, 지나온 내 삶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성경의 인물들이 고단한 물건들을 들고 삶의 무게를 견뎌냈듯, 나 역시 지난 세월 수많은 짐을 지고 살아왔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 속에서 하나님은 늘 작은 물건 하나, 소박한 한 끼를 통해서도 나를 먹이고 입히셨음을 깨달았다. 성경 속 물건들을 통해 내 지나온 인생의 자국들까지도 감사의 조건으로 바뀌는 은혜를 누렸다.

4.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
우선, 나처럼 평생 성경을 읽어왔지만 성경 구절이 입체적으로 다가오지 않아 매너리즘에 빠진 장년 및 노년층 성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거나 내용이 어렵게 느껴질 때, 이 책에 담긴 풍부한 사진과 친절한 설명은 성경 읽기에 새로운 활력과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또한, 교회에서 아이들이나 청년들을 가르치는 교사들과 사역자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다. 성경 이야기를 그저 옛날이야기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물건들의 형태와 의미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설명할 때 교육적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 확신한다.
마지막으로, 성경을 지루하게 느끼거나 구약과 신약의 역사적 배경이 낯설어 성경 읽기를 주저하는 초신자들에게도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단단한 원문이나 신학 서적보다 이러한 풍물관 형식의 접근이 성경으로 들어가는 문을 훨씬 넓고 부드럽게 열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