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이 참 빠르게도 변한다. 손주 녀석들이 스마트폰을 붙잡고 무언가를 열심히 들여다볼 때마다, 그것이 무슨 신대륙이라도 되는 양 낯설게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젊은이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는 화려한 사진이나 영상, 혹은 자극적인 볼거리로 가득 차 있어 우리 같은 노년층이 발을 들이기에는 문턱이 너무 높아 보였다. 카메라 앞에 설 용기도 없고, 화려한 편집 기술은 더더욱 부칠 수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그러다 우연히 거북이걸음 저자의 <된다! 스레드 활용법>이라는 책을 손에 쥐게 되었다. 이 책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처럼 거창한 비주얼을 요구하지 않는, 오직 ‘글자’가 중심이 되는 SNS인 ‘스레드’의 세계로 나를 안내해 주었다. 책의 소개글을 읽으며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들떴다. 사진 촬영 기술도, 카메라 앞에 설 용기도 필요 없고, 그저 1~3줄의 짧은 글이면 충분하다는 문장 때문이었다.

일흔을 넘긴 나의 삶을 되돌아보면, 대단한 업적이나 화려한 스펙은 없을지언정 살아온 세월만큼의 묵직한 이야기들은 가슴속에 켜켜이 쌓여 있다. 격동의 세월을 지나오며 겪었던 삶의 지혜, 이웃들과 부대끼며 느꼈던 공동체에 대한 단상, 그리고 나이 들어감에 따라 마주하는 일상의 소소한 성찰들까지. 그러나 늘 “이 나이에 무슨 글을 쓰겠나” 하며 그저 마음속으로만 삭이거나 공책 한편에 끄적이는 것이 전부였다.

이 책의 저자인 ‘거북이걸음’ 역시 특별한 글쓰기 실력이나 화려한 배경 없이, 그저 평범한 일상을 솔직하게 기록하는 것만으로 2년 만에 4만 5천 명의 팔로워를 모았다고 한다. 그 담담한 성공담은 나 같은 노년의 독자에게 큰 용기를 준다. 거창한 문학 작품을 쓰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삶을 날것 그대로 솔직하게 나누는 것이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기 때문이다.
책은 계정 생성이라는 아주 기초적인 단계부터 알고리즘 설정, 유형별 노하우, 그리고 최근 화두가 되는 AI 활용법까지 아주 친절하게 조목조목 짚어준다. 특히 “무슨 글을 써야 하지?”라며 막막해할 이들을 위해 113가지나 되는 글감을 아낌없이 내놓는 대목에서는 무릎을 탁 쳤다. 글재주가 부족해 첫 문장을 떼기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이보다 더 든든한 길잡이가 어디 있겠는가.

흔히 나이가 들면 세상과의 소통이 줄어들고, 고립되기 쉽다고 말한다. 하지만 텍스트 중심의 스레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화려한 외양에 가려지지 않고, 오롯이 생각의 깊이와 삶의 태도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70대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회 이슈,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따뜻한 위로, 혹은 노년의 평화로운 일상을 3줄의 짧은 글로 엮어 세상에 내던지는 상상을 해본다. 그것이 누군가에게 가닿아 공감을 얻고 위로가 된다면, 이보다 더 가치 있는 노년의 소일거리가 어디 있을까.
이 책은 단순히 ‘SNS로 돈을 버는 기술’만을 가르쳐주는 기술서가 아니다. 오히려 평범한 개인의 기록이 어떻게 사회적인 가치를 지니고 타인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친절한 초대장과 같다. 책 속의 다양한 수익화 방법이나 직업 유형별 노하우는 젊은이들에게는 제2의 직업을 찾는 기회가 되겠지만, 나 같은 노년에게는 ‘세상과 여전히 연결되어 있다’는 존재의 확인이자 새로운 도전의 통로로 다가온다.
저자는 말한다. 자신과 지금의 독자가 다른 점은 오직 하나, ‘시작했다는 것’뿐이라고. 나이가 장벽이 될 수는 없다. 이제는 돋보기를 고쳐 쓰고, 서툴지만 천천히 스마트폰 자판을 눌러 나의 첫 스레드를 열어볼 차례다. 인생의 황혼기, 나의 작은 기록이 세상이라는 넓은 바다에서 어떤 파랑을 일으킬지 자못 기대가 된다. 망설이는 동년배들에게, 그리고 시작을 두려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친절한 안내서를 기꺼이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