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칠십 평생을 살며 뒤를 돌아보니, 인생의 성패는 사회적 지위나 통장의 잔고에 있지 않았다. 내 몸 하나 건사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던 세월 끝에 남은 것은 결국 ‘사람’이고, 그중에서도 가장 아픈 손가락이자 가장 큰 기쁨은 바로 ‘자녀’다. 김원태 저자의 <부모가 자녀에게 꼭 남겨주어야 하는 그것>을 덮으며, 나는 켜켜이 쌓인 세월의 무게만큼 깊은 공감과 한편으로는 서늘한 성찰을 경험했다. 이 책은 단순히 미국 명문대에 자녀를 보낸 성공담이 아니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마지막 날에 무엇을 손에 쥐고 웃을 수 있을지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이다.
저자는 자녀를 ‘면류관’이라 칭한다. 칠십 대의 눈으로 볼 때 이 말은 지극히 옳다. 젊은 시절 자녀 양육은 때로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교육비, 진로 문제, 사춘기의 반항... 그 짐을 지고 허덕이다 보면 정작 자녀의 눈 속에 담긴 보석 같은 빛을 놓치기 일쑤다. 하지만 인생의 후반전에 들어서면 깨닫는다. 장성하여 제 몫을 다하며 바르게 사는 자녀는 노부모의 머리에 씌워진 그 어떤 보석보다 빛나는 면류관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반면, 저자가 경고했듯 자녀를 잘못 양육하여 인생 후반을 지옥처럼 사는 이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본다. 부모의 삶은 성공했을지언정, 자녀와의 관계가 단절되거나 자녀가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할 때 부모의 가슴은 무너져 내린다. “우물쭈물하다가 어린 시절을 낭비하지 말라”는 저자의 일갈은 이미 자녀를 다 키운 나에게도, 그리고 지금 자녀를 품에 안은 젊은 부모들에게도 준엄한 경종을 울린다.

저자가 강조하는 네 가지 유산—추억, 습관, 비전, 믿음—은 인생의 풍랑을 견뎌본 사람만이 그 가치를 아는 실질적인 지혜들이다.
첫째, 아름다운 추억의 힘: 노년이 되어 배우자와 함께 지난날을 회상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는 '어디로 여행 갔을 때', '함께 무엇을 먹었을 때' 같은 사소한 추억들이다. 자녀에게 남겨줄 가장 큰 재산은 부동산이나 주식이 아니라, “우리 부모님은 참 따뜻한 분이셨어”라고 회상할 수 있는 공감의 기억이다.

둘째, 평생을 이기는 좋은 습관: 칠십 년을 살아보니 인간의 의지는 나약하지만, 습관은 견고하다. 어린 시절 몸에 밴 성실함과 정직함은 자녀가 인생의 위기를 만났을 때 스스로를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셋째, 비전을 심어주는 부모: 명문대 입학은 결과일 뿐, 본질은 ‘왜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한 비전이다. 자녀가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꿈을 품도록 돕는 것은 부모만이 해줄 수 있는 가장 고귀한 교육이다.

넷째, 영원한 유산인 믿음: 저자는 성경적 가치관에 입각한 양육을 강조한다. 인간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세상의 풍파 앞에서, 자녀가 절대자를 의지하는 믿음을 가졌다면 부모는 비로소 안심하고 떠날 준비를 할 수 있다. 그것은 영원히 후회하지 않을 가장 확실한 보험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가슴 아팠던 대목은 “자녀 양육의 실패를 계획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이었다. 많은 부모가 학원을 보내고 좋은 옷을 입히는 것으로 부모의 도리를 다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자녀의 영혼을 살피고 그들과 깊이 소통하는 일에는 소홀하다.
나는 이 책을 나의 자녀들에게, 그리고 이제 막 부모가 된 손주 세대에게 권하고 싶다. “자녀는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는 저자의 고백은, 인생의 황혼에서 바라본 진리다. 선물을 잘못 다루어 고통을 자초하기보다, 정성을 다해 닦아 빛나는 면류관으로 만드는 지혜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