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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님의 서재
  • 돈략집
  • 한진우
  • 17,820원 (10%990)
  • 2026-02-20
  • : 48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칠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참으로 많은 풍파를 겪었다. 보릿고개를 기억하는 세대로서 우리는 ‘아끼는 것이 미덕’이고 ‘저축이 곧 애국’인 시대를 살았다. 자식들 공부시키고 출가시키느라 노후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던 나는 <돈략집>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단순히 돈을 버는 기술을 나열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평생을 바쳐 일궈온 자산을 어떻게 지키고, 그것을 통해 어떻게 삶의 마지막 품격을 완성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을 이야기 한다.

 

우리 70대에게 이제 돈은 더 이상 ‘성공의 척도’가 아니라 누구에게도 굽히지 않을 자유이자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을 권리이다. 이진우 작가는 이 책에서 ‘돈략’이라는 개념을 통해 경제적 무지가 노년에 얼마나 치명적인 독이 되는지를 통찰력 있게 짚어내고 있다.

 

젊은 시절에는 실패를 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시간적 자산이 있지만, 70대 노인에게는 그럴 시간이 없다. 한진우 작가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든다. 무모한 투자나 남의 말에 휘둘리는 귀동냥 투자가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왜 우리가 지금 이 순간에도 경제 공부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이야기 한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뜨끔하게 생각했던 대목은 ‘돈을 다루는 태도가 곧 그 사람의 인생관을 보여준다’는 구절이었다. 평생을 성실하게 살았다고 자부했지만, 정작 내 돈이 어디서 어떻게 흘러가는지 무심했던 지난날이 스쳐 지나갔다.

 

우리 세대에게 가장 큰 무기라고 하면 ‘경험’이었다. 하지만, 가장 큰 장애물 역시 ‘낡은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옛날엔 이랬는데”라는 사고방식으로는 지금의 초고속 디지털 금융 세상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책은 급변하는 인플레이션 시대와 자산 가치의 변동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방어선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자산의 재구성’에 대한 조언이다. 70대는 이제 늘리는 시기가 아니라 정리하고 배분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작가는 부동산에 치우친 한국 노년층의 자산 구조가 가진 취약성을 지적하며, 유동성을 확보하고 현금 흐름을 만드는 것이 왜 노후의 행복지수와 직결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나는 그동안 힘들게 모은 재산을 써보지도 못하고 자식에게 미리 상속해 버리고 나서 눈치를 보면서 사는 동년배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경제적 독립심’의 중요성이 가슴 깊이 와 닿았다.

 

이 책은 우리 세대만 읽을 것이 아니라, 자녀 세대와 함께 읽고 토론해야 할 책이기도 하다. 부모가 경제적 주관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을 때, 비로소 자녀와의 관계도 건강해진다. 무분별한 지원이 자녀의 경제적 자립을 망치고 부모의 노후를 파탄 낸다는 작가의 일침은 쓰지만 달콤한 약과도 같다.

 

이 책은 돈을 ‘모으는 것’만큼이나 ‘잘 쓰는 것’의 가치를 강조한다. 70대에게 돈을 잘 쓴다는 것은 허례허식이 아니라, 내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남기는 일이다. 이 책은 돈을 다루는 기술적인 것을 넘어, 인생의 후반전을 어떻게 예술적으로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결심한 것이 있다. 이제는 “나이 먹어서 뭘 배우냐”는 핑계를 버리기로 했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전해주는 메시지는 ‘깨어 있으라’는 것이다. 내 지갑의 주인이 되고, 내 삶의 경영자가 되는 것에는 은퇴가 없다.

 

이 책은 노년들에게는 자존감을 지켜주는 방패가 될 것이고, 젊은이들에게는 미래를 설계하는 단단한 주춧돌이 될 것이다. 특히 10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70대 동년배들에게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는 아직 늦지 않았으며, 우리의 황혼은 경제적 자유와 함께 더 찬란해질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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