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모두 인연이고 소중한 존재라고 한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그때그때 새롭게 알게 되어 친해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서서히 멀어지는 사람들도 있다. 오래가는 관계가 있는가 하면 짧게 만난 인연도 있다. 과거에는 너무 친했는데 이제 낯설게 느껴지거나 불편해지는 관계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고민이 많았다. 이런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좋은 것인가 아니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이제 그만 끊는 것이 좋은 것인가. 혹은 그냥 자연스럽게 두는 것은 어떠한지. 이것이 맞다 틀리다라기의 문제라기보다는 내가 이런 관계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인 것 같다.
이 책은 심리학자이자 정신 건강 전문가 리사 이라니와 심리학자이자 관계 전문 코치인 안나 에케르트 두 공동저자가 인간관계에서 나에게 독이 되는 유형의 사람을 조기에 식별하고, 이들의 유형과 함께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지침서이다. 구체적으로 나에게 독이 되는 사람들의 유형과 독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살펴보고, 대표적 부정적 관계인 나르시시즘에 대해 알아본다. 또한 나르시시즘을 넘어 인격 장애로 발현되는 연극성, 반사회성, 경계성 인격 장애의 사례를 살펴보고, 정신적 면역력 및 심리적 저항력을 키우는 방법과 구체적인 도구들에 대해 설명한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독이 되는 관계’에서는 외견상 평범해 보이지만, 내면의 에너지를 빼앗는 관계의 전형을 보여준다. 교묘한 조종과 트라우마가 당신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보고, 장기적으로 독이 되는 관계에서 벗어날 방법을 살펴본다. 2부 ‘정신적 독을 품은 사람들’에서는 독이 되는 사람들의 특징, 인격장애에 대해 알아본다. 자기애성, 반사회성, 경계성 등 다양한 인격 특질을 분석하며, 이들이 왜 타인을 착취하거나 감정적으로 지배하려 하는지 설명한다. 3부 ‘독이 되는 사람들에게 대항할 면역’에서는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과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들은 단절이 반드시 ‘절연’을 의미하지는 않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거리두기와 통제 가능한 관계 재구성이 가능하다고 제안한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이론적인 설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심리학적 도구들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도구들은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독성 관계를 인식하고 이해하기 위한 도구들이다. 둘째, 독성 관계에 대응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경계 설정 기술이다. 셋째, 독성 관계로부터 회복하고 심리적 면역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자기 돌봄 전략들이다.
지인 중에 잊을 만 하면 돈을 빌려 달라는 사람이 있다. 물론 빌려간 돈은 약속한 날짜에 잘 갚는다. 그런데 너무 자주 빌려달라고 하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인생에서 가장 난감한 순간 중 하나는 ‘믿고 있던 사람’에게 큰 금액의 돈을 빌려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다. 그것도 갑자기. 평소 아무 문제없던 사이였고, 서로 신뢰하고 있다고 믿었는데, 그 한마디가 분위기를 바꿔놓는다. 거절하자니 마음이 무겁고, 들어주자니 불안하다. 만약 돈을 빌려주고 관계가 틀어지면 어떻게 하나? 안 빌려주고 멀어지면 또 어떡하지? 이런 고민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돈 문제는 단순한 금전의 문제가 아니다. 감정, 책임, 기대, 손해에 대한 불안이 한데 얽혀 있다. 그래서 더 어렵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거절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이 책은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과 상처의 원인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그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내가 불편하게 느끼는 관계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나를 독에 끌어들이는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다시 내 삶의 중심으로 돌아오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하나의 진단서이자 실질적인 회복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고 믿어지기에 누구나 한 번씩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