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지만, 방향을 제시하는 예측은 미래를 준비하는데 결정적 도움이 된다. 해마다 새해가 다가오면 같은 제목의 책을 설레는 마음으로 펼친다. 김난도 서울대 명예 교수가 18년째 저술해오고 있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다. 2026년 말(馬)의 해를 맞아 AI가 가져올 사회의 작용과 반작용이라는 두 개의 축 위에 10개의 트렌드를 제시한다.
이 책 <한국 도시 2026>은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선생께서 내는 도시 및 부동산 관련 트렌드이다. 올해의 부동산 트렌드를 분석하고 향후 예상하는 바를 정리하는 느낌의 책으로 읽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1인가구가 증가하는 나라 중 하나다. 이미 전체 가구의 1/3을 넘었고, 서울·부산·광주 등 대도시는 40% 이상이 1인가구다. 이는 단순한 통계 변화가 아니라 도시를 구성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과거 도시는 3~4인 가족 중심으로 설계되었지만, 이제는 “개인 중심 도시”로 재편되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는 주거 구조부터 교통, 상권, 공공 서비스까지 도시 전반을 새롭게 바꿔놓고 있다.
이 책은 어떤 정치적 구호나 부동산 시장의 과장된 조짐에 흔들리기보다, 도시를 움직이는 근본적 힘, 즉 지정학, 산업, 인구, 교통 등에 집중해 어디가 성장하고 어디가 쇠락하는지를 현실에 기초하여 제대로 판단하게 해준다. 도시의 인문적 변화에 관심 있는 독자뿐 아니라, 부동산·지역 정책·선거 이후의 변화 등 실용적 정보를 원하는 독자에게도 유용한 기준을 제공한다.
이 책은 모두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최근 한국 도시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큰 배경부터 짚어 나간다. 선거 시기에 난무했던 대규모 교통망 공약, 서울 편입 논의, 신공항 건설 계획 등이 선거가 끝난 뒤 어떤 방식으로 수정되고 지연되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 준다. 2부에서는 3개 메가시티와 6개 소권별 사안을 체크해 주면서 행정수도는 왜 만들어졌는지? GTX와 CTX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등을 살펴보면서 인상적인 점은 노동시장 변화, 교육의 재편, 사회적 포용성, 디지털 웰빙 등 도시가 시민의 삶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함으로써 ‘똑똑한 도시’와 ‘잘 사는 도시’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현재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서는 과장 광고가 당연하다는 듯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어서, 결국 언젠가는 엄격한 규제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부동산 중개 시장에서 낚시성 매물로 인한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특별단속을 벌여 전·월세 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부동산 허위 매물 및 과장 광고들을 적발하고 관계자들을 검거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부동산 과장 광고를 규제할 근거를 만들고 집행해야 하는 정치인들, 행정가들부터가 과장된 공약을 내거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 도시 2026>은 한국 도시를 읽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이자 앞으로의 변화를 해석하기 위한 실용적 지침이 될 것이다. 100년 후에도 살아남을 도시를 건설하여 도시의 활력, 산업기반, 교통 호재, 생활 여건을 종합적으로 발전시켜 지속 가능성과 도시 생존력이 가능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도시를 기대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