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잠깐의 틈이 주어지면 집 앞에 있는 석성산에 오른다. 아무래도 매일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걷기를 통해서 기본적인 건강을 챙기게 된다. 또 걸으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무엇보다 걷는 내내 마음으로 ‘기도’를 많이 한다. 내게 걷기는 몸과 마음을 수련하는 훌륭한 수단인 것이다.
조금은 숨 가쁜 오르막길,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는 내리막길, 오른쪽 왼쪽으로 굽어진 길들을 걷는다. 탄탄대로 쭉 뻗어 있는 길은 싫다. 순탄치 않았던 지난 일들이 몸에 베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두 세 시간 걷다보면 반성도, 새로운 다짐도, 간혹 쓸데없는 상상도 한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기분이 상쾌해 진다. 이것이 참 행복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롯데그룹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국내 1위 테마파크의 수장이 된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 박동기 작가가 8개국을 트레킹하면서 자연이 주는 황홀한 순간들을 생생하게 기록한 여행 에세이이다. 저자는 퇴임 후 2년 반 동안 20여 곳의 해외 원정을 포함해 대부분의 시간을 트레킹으로 보내며, 이를 통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경험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여행 일정별로 나누어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돌로미티’에서는 돌로미티의 브라이에스 호수부터 시그니처인 동부의 트레치매와 서부의 사쏘롱고 암봉을 지나 알프디시우시 대평원까지 둘러본다. 2장 ‘코카서스 3국’에서는 아제르바이잔과 조지아, 아르메니아의 노아의 방주 아라라트산을 바라보며, 예레반의 밤풍경을 차례대로 방문한다.
3장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인 EBC’에서는 카트만두, 루크라에, 남체로, 캉주마로, 팡보체로, 딩보체로, 로부체로, EBC 등정을 도전한다. 4장 ‘키나발루산 등정’에서는 동남아 최고봉 키나발루산, 고도 3,273m인 라반라타 산장, 키나발루산 정상 로우피크에 오른다.
5장 ‘카자흐스탄 톈산산맥’에서는 카자흐스탄 알마티, 톈산산맥 삼형제봉, 콜사이 국립공원, 카인디 호수, 알마티 호수, 악타우 사막의 솔트레이크, 보즈지라 협곡을 탐방한다. 6장 ‘우즈베키스탄 톈산산맥’에서는 중앙아시아의 중심 타슈켄트, 실크로드 역사의 도시 사마르칸트, 타지키스탄 하프트쿨 호수, 3,000m 고갯길을 넘어 다시 타슈켄트, 모흐나티 폭포를 탐방한다.
이 책은 코스별로 안내도와 고도표를 곁들여 트레킹 루트를 입체적으로 알 수 있게 했다. 또한, 해당 트레킹 코스에서 찍은 다양한 사진도 일정별 상세 가이드와 함께 보여줘 책을 통해 미리 트레킹을 해볼 수 있게 했다. 구간별 소요시간이나 여행자가 꼭 알아야 할 코스별 여행팁도 제공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가고자 하는 트레킹 코스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으며, 자신에 맞는 일정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다.
‘트레킹’은 위험할 수도 있고 굳이 가봐야 하나 등의 반응과 평가도 있겠지만, 저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우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목적이나 교훈적 메시지가 무엇인지, 그 본질적 가치와 의미에 대해 접하며 공감한다면 이 책은 더 현실적으로 마음에 와 닿는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은 두려움이 아니라, 더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갈 기회가 될 수 있다. 은퇴 이후를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거나 새로운 도전 앞에 두려운 모든 이에게 이 책은 새로운 인생 설계의 불씨가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