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죽음 이후의 세상에 대해 호기심이 많다. 나이를 먹고 암수술을 하고 나니까 더 궁금해진다. 나의 영혼이 이 세상으로 여행 왔다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이 세상의 죽음은 여행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우리 인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 중에 하나는 죽음이다. 이 세상에서 출생한 후부터 우리는 삶을 살아가게 되고 종국에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스도인이 아니라면 이 세상이 처음과 끝으로 느껴지기에 모든 것이 끝나는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그리스도인은 성경에서 말하고 있듯이 이 세상은 본향이 아니며, 우리가 머물렀다가 가는 곳 이다. 여행을 마친 후 자기의 집(본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타향에서 살던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성경에는 “그들은 모두 믿음으로 살다가 죽었습니다. 약속받은 것을 얻지는 못했으나 그것을 멀리서 바라보고 기뻐했으며 이 지상에서는 자기들이 타향사람이며 나그네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그들이 이렇게 생각한 것은 그들이 찾고 있던 고향이 따로 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내는 것 입니다.”(히 11:13~14) 라고 말씀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 대표 죽음학자이며 종교학자이며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최준식 교수가 평소 삶이 버겁고 매사 일상에 대한 후회를 거듭하는 현대인들을 위한 현실적인 삶의 조언을 담고 있다. 저자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자살 문제를 비롯해 인생의 허무와 인간관계, 종교, 유교문화, 마음공부 등을 철학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설명해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전공했다는 ‘죽음학’은 너무 생소했다. 죽어보지 않은 저자가 죽음을 말하는 것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죽음에 관한 책과 논문을 많이 읽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성찰하는 56개의 문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죽음의 그림자 아래 놓인 다양한 주제’를 저자와 독자가 솔직하고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풀어내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나는 천국이 있음을 믿고 있다. 그곳에 먼저 가 계시는 부모님을 만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제 얼마 있지 않아 나도 저 세상(천국)으로 옮겨가 새로운 삶을 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의 재물과 지위가 별 게 아니라는 생각이다. 원인을 알 수 없던 고난의 터널도 별로 문제가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이 책의 후반부인 죽음 건너편 세상(천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잠시 타향살이를 끝내고, 여행을 마치고, 본향에 가게 될 때 그곳은 새 하늘과 새 땅으로 하나님이 만드신 천국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 천국은 애곡하거나 고통이나 눈물이 없는 곳이고 기쁨만이 가득한 곳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바로 ‘죽음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며 누군가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한 학문적 이론서가 아니라, ‘삶의 인문학’이다. 그동안 죽음을 금기시해온 한국 사회의 현실을 비판하면서도, 독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생의 의미를 되묻는 이 책을 죽음문제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