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다윗님의 서재
  • 죽음을 인터뷰하다
  • 박산호
  • 16,200원 (10%900)
  • 2025-10-29
  • : 1,84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한다. 지극히 자명한 사실임에도 우리는 마치 죽음이 나와는 무관한 일인 것처럼 기억 저편에 꼭꼭 숨겨 두고 좀처럼 꺼내보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잘 살기 위해서는 죽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잘 죽는 것을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더 좋은 삶은 죽음을 터놓고 이야기 나누는 데서 출발한다.

 

현대의학은 생명을 연장하는 기술을 제공하지만, 그것이 삶의 질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항암치료 등 연명의료는 때때로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고통을 더할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이 물음은 결국 ‘어떻게 잘 살고, 잘 죽을 것인가’라는 성찰로 이어진다. 생의 마지막 순간을 미리 돌아보는 사람만이 오늘을 더욱 충실하고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다.

 

이 책은 번역가, 소설가, 에세이스트로 활동하며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로 독자와 단단한 신뢰를 쌓아온 박산호 작가가 우리 모두가 직면할 상실과 이별을 사유하며 삶의 의미와 희망을 찾아 다섯 명의 ‘죽음 전문가’를 만나 유려한 언어와 능숙한 진행으로 인터뷰를 풀어낸 것이다.

 

저자는 환자의 곁을 지키며 돌봄의 가치를 증명하는 요양보호사 이은주, 대통령부터 무연고자까지 각양각색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장례지도사 유재철, 반려동물과의 이별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안내하는 국내 최초 펫로스 상담사 조지훈, 신앙을 바탕으로 심리 상담소를 운영하는 신부 홍성남, 수천 번의 임종 선언을 하며 삶과 죽음의 연결을 발견한 호스피스 의사 김여환 등 죽음 가까이서 각자의 일과 삶을 쌓아온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한다.

 

우리는 죽음을 잊거나 외면하며 바쁜 일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죽음은 언제나 우리 삶 곁에 있는 필연적 경험이다. 이 책은 죽음을 인정하는 순간 역설적이게도 삶이 더 선명해진다는 사실, 마지막을 직시하는 것만으로도 현재에 충실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생의 방향과 의미를 되찾고 싶을 때, 삶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이유를 알려주는 책이다.

 

어느 병원 장례식장 벽에 “죽음은 우리가 모두 공유하는 운명이고, 누구도 이를 피할 수는 없다. 죽음은 삶이 만든 유일한 최고의 발명품이다. 우리의 삶에도 죽음이 찾아온다.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 는 스티브 잡스의 죽음에 대한 명언이 쓰여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췌장암' 선고를 받고 6년 뒤인 2011년 10월 5일, 56년의 짧은 생을 마치고 세상을 떠났다. 그는 2005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강연에서 자신이 '췌장암' 선고를 받은 사실을 밝히며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죽음에 대한 주옥같은 명언을 남겼다고 죽음의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성경에는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사람이 죽는 것은 정한 이치요 그 후에는 반드시 심판이 있으리라”(히9:27).

 

이 책에서 저자는 “내가 죽고 난 다음에 내 무덤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와서 그리워하고 울고 할지 그런 게 중요하다.”고 하면서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p.168) 고 말했다. 내가 죽고 나면 나를 위해 울어줄 사람이 몇 사람이나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자신이 없다.

 

​저자는 좋은 삶이란 “아프지 않고 사는 것”이라고 하면서 “다른 사람을 돕고 사는 게 기적이고, 훌륭한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책은 죽음을 받아들이고 삶을 충실히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진정한 삶의 가치임을 강조하며, 결국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풍요로운 삶을 사는 길임을 제안한다. 이 책은 인간의 유한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속에서 의미 있고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