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강아지를 키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시간과 경제적 비용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 둘째 아들이 포메라니안 밤톨이를 집으로 데려와서 키우게 되었다. 어느 순간 말라깽이 녀석이 적정 체중을 초과하기 시작하더니 이젠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형편이 되었다. 제 몸의 30%를 감량해야 하다니! 이번에 수술한 한 이유도 살이 찌다 못해 지방이 근육을 뚫고 나와 혹처럼 굳어졌기 때문이었다. 간수치도 좋지 않고 피부 질환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병원 신세를 졌다. 잘 크라고 시도 때도 없이 먹인 사료, 이쁘다고 한없이 줬던 간식, 그저 살이 찐 게 아니라 털이 찐 거라고 가볍게 여겼던 지난 시간들이 아쉬웠다. 수술비도 200만원이나 나갔다.
이 책은 미국 에모리대학교에서 정신의학과 경제학을 가르치는 저명한 뇌과학자이자 신경경제학 교수로서, 신경경제학 분야의 개척자인 그레고리 번스 박사가 윤리적인 실험을 통해 동물 뇌과학을 연구하며 사랑에 대한 개와 인간의 뇌 반응이 얼마나 유사한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개가 사람의 칭찬, 냄새, 언어 신호에 반응할 때 도파민 수용체가 풍부한 뇌 영역이 활성화된다는 점을 밝혀냄으로써, 인간과 반려견 간 유대감의 과학적 근거를 이야기한다.
사람이 다른 동물에 비해 더 똑똑하기 때문에 연구도 훨씬 더 복잡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뇌과학 연구가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하다는 점을 저자는 이 책에서 강조한다. 그 이유는 강아지에게 MRI 촬영을 위해 필요한 훈련과 협조, 그리고 그들의 본능을 억제하고 기계 안에 들어가게 만드는 것 자체가 도전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감동을 받은 것은 실험 과정에서 저자가 보여준 윤리적 접근이었다. 노령견에게 마취가 부담스럽다는 경험을 나누어 준 것처럼, 많은 반려인들은 사랑하는 동물을 ‘실험 대상’으로 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개의 뇌를 연구하기 위해 진정제 없이 반려견들을 MRI 장비에 적응시키는 훈련을 진행했다. 이 과정은 피실험체인 개에 대한 깊은 존중과 이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들의 행동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두려움을 주지 않기 위해 오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연구자와 동물 사이의 진정한 교감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러한 윤리적 접근은 과학적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우리에게 동물을 대하는 바람직한 태도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반려견을 단순히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와 동등하게 감정을 느끼고 교감할 수 있는 독립적인 존재로 인식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유대가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개에 관한 많은 연구가 결국 사람의 건강과 복지 개선에 초점을 뒀지만 연구 결과를 개를 위해서도 활용해야 한다.”고 하면서 “많은 사람이 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키우지만 개에 대해 모르고 오해하는 점이 많다. 어쩌면 개는 그저 길들여진 늑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책은 반려동물과의 유대와 사랑을 더 깊이 이해하고, 새로운 추억을 만들 용기를 주는 감동적인 책으로 동물복지와 입양, 반려견 건강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겨 있어, 개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깊은 공감과 생각을 준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뇌과학의 원리나 인지과학,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깊은 흥미와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