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앤프리카페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4년12월3일 밤, 윤석열대통령은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뒤 곧장 계엄을 선포하고 계엄군을 국회에 투입시켰으나 국회의원 보자관과 이에 합세한 시민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윤 대통령의 본인과 배우자를 지키기 위한 친위 쿠데타는 3시간 만에 좌절되고 말았다. 한마디로 실패한 쿠데타다. ‘쿠데타’란 국민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군대와 경찰 등을 동원한 정치적 선동과 무력으로 정권을 무너뜨리거나 빼앗는 일을 통상적으로 지칭하는 단어이다.
이 책 <부조리를 향해 쏴라>는 ‘특별한 서사’가 펼쳐지는 소설인데, 일반적 소설이 현재진행, 과거에서 현재, 현재에서 미래로 이행되는 서사라고 한다면, 이 소설은 그 반대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에서 시작해 과거로 역행해 가며, 종국적으로 주인공이 어머니의 뱃속으로 들어가는 서사의 형식을 취하는 특별한 소설이다.
저자 최인호는 경기도 여주시 명성황후탄강구리에서 태어났으며,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비어 있는 방>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이 소설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국회의 계엄해제, 탄핵안 가결, 탄핵심판 선고 등을 태오라는 주인공의 삶을 한국사와 세계사적 사건에 반추시키면서 전개해 나간다. 8.15 광복, 6.25 한국전쟁, 1.21 북한 무장공비침투, 10.26 박대통령 시해사건, 12.12 쿠데타, 신군부 비상계엄, 5.18 광주 민주화운동, 1992 미국 LA폭동, 5.3 시민항쟁, 1997 IMF 경제난, 2008 모건스탠리 파산, 코로나19 전염병, 12.3 대통령 친위 쿠데타 등이 그것이다.
주인공 태오는 부조리한 역사와 부조리한 삶에 짓눌린 채 살아가는 소시민으로 치열한 삶을 살면서 부조리한 사회에 열심히 적응해 갔다. 철부지 어린 시절, 대학시절의 대정부투쟁, 비상계엄을 선포한 유신정권에 항거하다가 수배자가 되고, 이념의 차이로 사랑하는 여자와 헤어지며, 군복무를 힘겹게 하다가 불명예제대를 한 뒤, 사법고시에 도전하다가 경찰에 투신했지만 그 후 대학 후배와 사업을 벌이다가 가지고 있던 재산을 모두 탕진한다. 이러한 삶의 역경 속에서도 주인공은 부조리한 사회와 체제에 굴복하지 않고 삶을 이어간다. 그는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치 않고, 영구히 기름똥을 싸면서 살려고 하다가 인생을 망치고 빈털터리가 되었다.
주인공 태오는 죽음이 눈앞에 닥친 후에야 안식처인 ‘동굴’을 찾는다. 깊고 큰 동굴은 죽음을 눈앞에 둔 주인공에게 부조리의 노래를 들려준다. ‘그것은 마치 부조리한 사회가 부조리한 인간에게 외치는 고함’처럼 들린다. 태오는 동굴의 안쪽을 향해 실탄을 장전한 권총을 겨눈다. 과연 그는 부조리를 향해 총을 쏠 수 있을는지 의문이다.
대통령은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 결과 권력도 명예도 모두 잃고 빼앗겼다. 대통령을 따라 쿠데타에 가담했던 경찰 고위층을 비롯한 군 장성들도 모두 영어의 몸이 되었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치 않고 영구히 기름똥을 싸면서 살려고 하다가 인생을 망치고 빈털터리가 되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윤대통령을 생각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여 이 사건 계엄을 선포함으로써 국가 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하여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고, 사회, 경제, 정치, 외교 전반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했다”고 하면서 “군경을 동원하여 국회 등 헌법기관의 권한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함으로써 헌법 수호의 책무를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했다”고 하면서, 문 대행은 “피청구인의 법 위반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파급 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된다.”고 밝힌 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