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앤프리 카페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계은행은 전 세계적인 빈곤 퇴치와 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은행이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는 모든 국가와 인류에게 공통적인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이며, 이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은행의 회원국 중 하나로, 과거에는 세계은행의 지원을 받는 나라였으나, 이제는 다른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나라로 변모하였다. 한국은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에 기술과 경험을 전수하고, 세계은행과 협력하여 글로벌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빈곤 퇴치에 앞장서는 세계은행은 기업과 어떻게 협력하는지 민주주의 체제와 우리의 삶을 은밀하게 잠식하는 그림자 권력의 실체에 대해서 알고 싶어 이 책<소리 없는 쿠데타>를 읽었다.
이 책은 런던 탐사보도센터(CIJ)의 회원인 클레어 프로보스트와 매트 켄나드 두 공동저자가 수많은 자료를 찾기 위해 전 세계 25개국을 돌아다니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취재한 결과물로서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영역에서 강화되는 기업 권력의 위태로운 실상을 파헤치고, 초국적 기업들이 어떻게 대중의 눈에 띄지 않게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소리 없는 쿠데타’를 일으키는지 생생하게 담고 있다.
오늘날 전 세계의 거대 기업들은 실제로 권력을 쥐고 의사 결정을 좌우하는 새로운 제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데, 이들은 국제사법제도를 활용하여 각국 정부를 상대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하고, 저개발국 원조라는 비즈니스로 이미지와 신용을 제고하며 이윤을 극대화하고, 경제특구를 조성해 최고의 혜택을 누리면서 민간 보안 조직을 만들어 국가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빈곤 퇴치와 ‘공동의 번영’을 사명으로 내세운 세계은행은 한 기업이 무슨 일이 있어도 광산을 채굴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가난한 나라를 막대한 배상금으로 위협하는 상황을 가만히 내버려둘까?”라고 말했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대규모 금광과 은광 개발에 대한 허가를 내주지 않자 퍼시픽 림이 제기한 소송을 제기했으나 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계 다국적기업이 소송을 이어받았고, 워싱턴 DC에 있는 세계은행의 하부 기관에서 소송을 맡았으며, 재판부는 아르헨티나와 유럽의 엘리트 변호사들로 구성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근 공동체에서는 이 광산 개발을 거세게 반대하고 있으나, 전 세계의 주류 언론은 이 사건에 대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 책에서는 2006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광산업 투자자들이 제기한 ‘포레스티 대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송에 대해 상세하게 분석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과연 승소할 것인가? 3년 반 만에 기각 결정이 내려지면서 소송은 언뜻 국가의 승리 같아 보였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문제들과 엄청나게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다고 한다. 비밀리에 진행된 소송과 결과 왜곡, 그리고 언론의 미온적 보도 태도 등으로 인해 어느 쪽이 승자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이 책은 기업이 어떻게 민주적 의사 결정을 무시하며 우리가 집단으로서 가진 힘을 빼앗는지 보여준다.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소리 없는 쿠데타’에 맞서려면 그에 걸맞은 야망과 조직력, 장기적 관점을 갖춰야 한다.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없게 만드는 각종 제도와 전략을 해체하고 모든 라인을 통해 진실을 알리며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공동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