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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님의 서재
  • 아들아, 사랑한다 믿는다 응원한다
  • 권수영.권다함
  • 15,300원 (10%850)
  • 2025-04-01
  • : 220



‘북유럽 서평단을 통해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린 시절, 나는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않았다. 아버지는 나와 가족들에게 늘 화를 내셨다. 밥을 먹을 때에도 반찬의 간이 맞지 않거나 밥이 조금이라도 되거나 질어도 화를 내셨다. 밥에서 돌이라도 나오면 밥상을 둘러엎었고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크게 화를 내지 않아도 될 일에도 아버진 화를 많이 내셨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란 나는 밥상머리에서 절대로 음식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식사 시간의 즐거움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이다. 즐겁게 밥을 먹는데 갑자기 싸늘한 분위기가 되는 것을 무수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집에 있으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늘 가슴을 졸이며 살았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 성격이 내성적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내 주장을 펼치지 못하고 살아왔다. 남들이 강하게 주장하면 그냥 따르는 식의 성격으로 변해 갔다. 그래도 어린 시절을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따뜻한 어머니가 무서운 아버지의 존재를 희석시켜 주었다. 만일 어머니의 따스함이 없었다면 성격이 삐뚤어지거나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한국 사회의 전형적인 부자 관계를 깨고 군 복무중이던 아들 권다함이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내고, 아버지 권수영이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버지는 아들의 인생에 대한 고민과 질문을 자신의 인생 경험과 상담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마음을 담아 솔직하게 답변하고 아들은 군대에서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되고 이때 떠오르는 생각과 고민을 편지에 적어 아버지에게 보낸다. 아버지는 일과 직업, 인간관계, 진정한 어른, 꿈, 사랑 등에 대한 아들의 생각에 대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정립한 견해와 상담 중 내담자들을 만나며 깨달은 것들, 그리고 더 포용적이고 성장하는 삶으로 다가가는 방법 등에 대해 답변한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는 가장 가까운 사이인데도 어쩌면 마음을 열고 대화하기 가장 어려운 사이인지도 모른다. 주변을 살펴봐도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터놓고 대화 하는 분들을 별로 보지 못했다. 어쩌다가 아버지와 아들이 정말 가깝게 이야기 하고 즐거워하면 당연해 보이면서도 자신은 결코 그렇지 못 한 모습을 발견하고 아버지께 서운하고 아버지 탓인 것 같기만 하다.

 

이 책은 총 아홉 번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편지는 “어른이 되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두 번째 편지는 “자신의 이익만 챙겨야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세 번째 편지는 “나를 살고 싶게 만드는 힘, 삶의 원동력을 찾고 싶어요.”, 네 번째 편지는 “인간관계에는 정답이 없다지만 나름의 답을 찾고 싶어요.”, 다섯 번째 편지는 “내 자신이 평생 몰두할 수 있는 나만의 업을 찾고 싶어요.”, 여섯 번째 편지는 “나잇값 하는 완벽한 어른이 되는 게 왠지 무섭고 두려워요”, 일곱 번째 편지는 “많은 것을 포기하는 인생은 정말 불안하고 위험할까요?”, 여덟 번째 편지는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용기를 어떻게 가질 수 있나요?”, 아홉 번째 편지는 “매 순간 사랑만 하는 삶을 살 수는 없을까요?” 아버지와 아들간의 문답을 통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이며 자신이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는 사람인지 생각하게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버지와 아들은 서먹하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아들이 자신과 같지 않기를 바란다. 자신이 이미 겪어봤기 때이다. 자신보다 더 잘 되고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한결같다. 차갑고 투박한 언행 뒤엔 아버지의 뜨거운 사랑과 눈물이 있다.

 

살아 계셨을 때는 아버지의 존재가 왜 그렇게 아득하고 어렵게만 느껴졌을까. 힘들었던 시절,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시고도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으셨던 아버지. 고통과 고뇌 없는 삶의 꽃밭이 어디에 있으랴만, 오늘은 생전에 가족을 위해 힘든 삶을 사신 아버지가 무척 보고 싶어진다.

 

이 책을 통해 젊은 세대는 아들의 고민에 공감하고, 어른 세대는 아버지의 애정 어린 조언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의 아들과 아버지의 고민과 답변이 녹아 있는 이 책을 자녀에게 선물하면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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