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이란?
우리는 보통 '철학'이라고 하면, 플라톤이나 니체 같은 '철학자'들이 사유했던 것에 대해 공부하는 학문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의 사유를 사유하는 것(우리가 '철학'한다고 착각했던 것)은, 그저 남이 했던 생각을 갑론을박하는 것일 뿐 그것이 우리 삶에 실용적으로 녹아들어 스스로의 생각을 발전시키는 행위랑 동일시되지는 않는다.
어떤 학생이 <장자>를 읽고 감명받아 장자처럼 살아보겠노라 하여, 저자가 "<장자>에 감명을 받고 나서 기껏 한다는 생각이 장자처럼 살아보는 일인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장자는 절대 누구처럼 산 사람이 아니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즉, 철학자들은 그들 자신만의 고유한 시선으로 그들이 살았던 세계를 사유하며 '자기처럼' 산 사람들이지, 다른 누군가를 닮기 위해 사유했던 사람들이 아니란 이야기다.
하여 철학이라는 것은, 철학의 결과물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철학자가 그 결과물을 생산할 때 사용했던 시선의 높이에 동참해보는 일을 의미한다.
* 그렇다면, 철학적 높이의 시선이란?
철학을 하는 것은 '높은 수준', 즉 '가장 높은 차원의 생각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전략적 차원에서 움직이는 것을 말하는데, 20층에서 바라보는 것과 200층에서 바라보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듯, 한층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봐야 자기가 처한 조건 속에서 일상의 잡다함이나 자질구레함 속에 빠지지 않고, 자신의 일상을 지배할 더 높은 단계에서의 결정을 감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철학적 시선을 가지고 전략적 사고를 해야지만 '독립적' 삶이 보장되며 '주도적' 삶을 살 수 있다.
전략적 사고는 이미 짜여진 판 안에서 사는 '전술적' 사고와는 달리, 아예 판 자체를 새로 짜는 일이다.
우리가 독립적이고 주체적 삶을 살려면 이미 만들어진 구조 안에 있는 것이 아닌, 그 구조 밖으로 나아가는 모험을 감행해야 한다.
* 철학적 시선을 배우는 법
저자는 철학적 시선을 배우는 법을 역사적으로 설명한다.
아편전쟁으로 인해 중국(동양)은 영국(서양)에게 완전히 패배하게 되는데, 이를 '서양에 의한 동양의 완전 패배'로 명명한다.
중국은 패배를 극복하기 위해 '서양 배우기'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들을 배우기 시작하는데, 그 힘은 단순 과학 기술 문명이 아닌 '문화/윤리/사상/철학'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배우는'데 주력한다.
이 말은 곧, '최고'를 보고 경험해야지만 그를 넘어설 수 있으며, 단순히 보고 '따라하는' 것이 아닌 그것을 행한 '전략적 시선'을 '자기화'시켜 스스로 그런 생각을 발생시키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시선의 높이가 생각의 높이고, 생각의 높이가 삶의 높이며, 삶의 높이가 바로 사회나 국가의 높이다.
남이 이미 읽어낸 세계의 내용을 습득하는 것 말고, 스스로 읽을 줄 아는 힘을 가지는 것으로 우리는 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배우며 독립적 주체로서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이고, 그로 인해 나 자신과 더불어 우리 사회, 그리고 나아가 국가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
* Think
이 책에서, 우리는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착각)하지만 사실은 생각을 '수입'했다고 표현한다.
남의 생각을 생각하는 것에 익숙한 우리가 정말 높고 탁월한 수준을 스스로 사유할 수 있는 시선을 가지려면,
짜여진 판 안에서 놀아나는 것이 아닌, 그들이 사유했던 그 높이의 시선을 체화시키며 '지금 시대'의 '문제의식'과 연결시켜 사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생각의 결과를 배우는 것이 철학이 아니라,
생각할 줄 아는 것이 철학이다.
이 책은 네이버카페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