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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 12,600원 (10%700)
  • 2019-06-24
  • : 59,362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떤 책이든지 항상 책을 펼치면 작가 소개를 먼저 읽어 본다. 오랜만에 SF소설을 읽는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이 가득한데, 작가의 전공이 생화학이라니 호기심이 마구 샘솟았다.

7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진 목차를 보아도 대체 어떤 이야기들일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첫 번째 이야기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를 읽으며 영화 가타카가 생각나기도 했다. 디자인에 의해 만들어진 무결점, 무질병의 인류 -완벽한 우성인자를 가진- 만이 사는 지구를 본 데이지는 자신이 살던 ‘마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그 시작을 찾아 나선다.

소설은 모두 여자 주인공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성, 비혼모, 동양인, 노인 등 다양한 소수자들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SF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이야기 속에 녹아있는 다정함과 따뜻한 접근들이 독자들에게 어렵지 않게 다가오는 것 같았고, <감정의 물성>과 <관내분실>을 읽으면서는 진짜 지금쯤 어딘가에서는 상용화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과학이 발전할수록 지금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구식이 되고 비경제적이고 쓸모없어지는 것일까? 우리 생활에 더욱 편리함을 가져다주기는 하지만 분명 놓치고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어딘가에는 그 구식이고 쓸모없는 것들이 여전히 필요할 테고, 그 미묘한 부분을 발견하고 확대시켜 작가는 7편의 단편소설을 쓴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덮은 후에도 불현 듯 생각나 곱씹어볼 수 있는 재밌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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