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이 금방이라도 튀어 오를 듯하고 참방거리는 아이들의 발소리가 바로 옆에 있는 듯한 상큼한 표지가 여름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우리 집 뒷 베란다 바깥 창에는 무성한 나무들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빨래를 하러 가서는 한동안 창 밖을 쳐다보고 있기도 하다. 오늘처럼 비가 오고 그치기를 반복하다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며 바람이 부는 날이면 바람에 날리는 초록빛 나무들이 내는 소리며 그 풍경이 내 눈을 멈추게 하기 때문이다.
여름은 여름이다. 장마도 지고 비온 뒤 하늘은 정말 파랗고 구름은 그 어느때 보다 새 하얗다.
<여름> 그림책...싱그러운 나뭇잎이며 맑게 갠 하얀 뭉게구름의 하늘의 표지는 딱 오늘과 같다.
맑은 날씨를 구경나온 듯한 달팽이 한 마리가 표지를 더욱 싱그럽게 해 준다.
찰랑찰랑 물 웅덩이가 생겼어
장화신고 찰박찰박 건너가.
물웅덩이에 조심씩 하늘이 비쳐
난 하늘을 거닐어.
웅덩이에 비친 하늘을 보고 표현한 이 문장이 시처럼 느껴져서 그림책을 보면서도 시집을 읽는 느낌에 포근해진다.
표지에 등장한 아이들을 따라가다 보면 여름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고
한 장 한 장 아이들의 이야기가 여름의 장면 장면을 소개해주는 것 같다.
매미와 나뭇잎, 비와 웅덩이, 우산과 무지개, 개구리와 종이배
책의 마지막 문장 <온 세상이 싱그러운 여름>이라는 말처럼 덥다고만 하지 말고 몸으로 귀로 눈으로 느낌으로 한껏 느껴보고 책장을 덮는다.
소녀가 바라보는 멋진 하늘을 같이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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