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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크쌤(부끄쌤*^^*)
  • 1987 국숫집 사람들
  • 한영미
  • 11,700원 (10%650)
  • 2024-06-11
  • : 266


1980년대 후반은 나도 학교를 다닐 때 였는데, 그때도 근처 대학교에서 데모를 할 때면 집에 일찍 가곤 했었다. 이 책을 보니 그 시절이 기억이 났다. 일찍 가서 좋다가도 집에 가면서 맡는 매운 냄새에 힘들었던 기억이다. 주인공 민하는 초등학생인데 데모할 때 나오는 하얀가루들 때문에 학교에서 일찍 하교하고 서둘러 아빠의 국수가게로 간다.

 

국수집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역사동화로, 그리 멀지 않은 우리나라의 민주항쟁 역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민주주의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나던 때이다. 독재를 타도하고자, 계란으로 바위치기 인줄 알면서도 그래도 그 작은 움직임이라도 해보려는 시도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그때의 일들...

 

민하네 반에서는 임시반장을 하는 친구가 있고, 그 친구가 계속 반장을 하고 싶어 하는 일들은 마치 우리나라의 정치 시대를 고스란히 반영해주는 듯하다.

 

매운안개, 최루탄 등을 지금의 아이들은 무언지 모를 것이다. 그저 책으로, 기사로, 역사의 한 장면으로만 알고 있는 것을 동화로 알게 되니 멀게만 느껴졌던 일들이 한걸음 가까이 다가온 느낌이 든다.

 

민하네 오빠는 아버지가 그렇게 바라던 서울대에 입학을 하게 된다. 정말 집안의 큰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집안의 경사보다는 동네의 잔치가 되어버렸고 민하네가 하는 국수집 손님들도 함께 기뻐해준다. 어머니의 부재가 이럴 때 더 가슴 아프기 마련.. 어머니가 계셨으면 얼마나 좋아하실지 마음 아프지만 의젓하게 견뎌나가는 민하가 대견하다.

할머니와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국수가게에는 대통령각하 방문이라는 문구가 씌여진 사진이 걸려있다. 이 사진과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민혁이 사진이 나란히 걸려있는 걸 보는 근처 세탁소 아저씨는 이 두 사진에 대해 늘 의문이 든다.

이 사소한 일이 복선이 된걸까? 아버지가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만다. 동네에 대학생들이 데모를 한다는 소문이 자자했는데 민혁이가 친구 집에 머무른다고 하고는 연락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가족모두의 큰 걱정이고 아버지마저 술로 지내시는 날들이 늘어나기만 한다. 민하는 그 속에서 매일매일 일기를 쓰고 기록을 하며 자신의 마음을 달랜다. 아버지는 민하가 꾸준히 일기쓰는 것을 늘 칭찬해주셨다. 기록이 중요하고 글을 써서 남긴다는 것은 역사가 된다고 말이다.

나는 이 부분이 가장 동감이 갔다. 나도 매일 무언가를 쓰고 있고 글쓰기를 좋아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그래서 민하에게 더 마음이 쓰였던 것 같다.

 

이 책은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 마지막이 정말 근사하다. 마지막 부분은 30년 후의 일을 보여주며 뜨거운 광장에서의 일이라는 현실에서의 장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과거에서 현실로 타임머신을 타고 온 느낌을 안겨주는 느낌이다.

나는 정치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런 민주주의가 정착되기 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바로잡고 고칠부분이 있다는 점, 다시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는 점을 꼭 알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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