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장르소설을 읽었다. 장르소설은 뛰어난 흡인력과 팽팽한 긴장감이 묘미다. 처음부터 의문의 수수께끼로 시작해 결말에 이르러서야 사건 전모가 드러나는 반전 쾌감도 좋다. 이 소설도 전형적인 장르소설의 플롯을 따르고 있다.
<디 아더 피플 -The other people>은 불법 웹사이트다. 남들이 당한 억울한 일을 대신 해결해 주는 곳. 단 도움을 받으면 반드시 갚아야 한다. 일종의 기브 앤 테이크다. 대가 요청을 거절하면 또 다른 대가가 따른다. 살려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숨어지내야 한다.
게이브는 퇴근해서 집으로 가는 중이다. 앞에 낯선 차를 타고 가는 딸 이지를 본다. 불길한 예감에 차를 쫓아가지만 놓친다. 집으로 전화를 한다. 경찰이 전화를 받았고 아내와 딸이 살해되었다고 한다. 조금 전에 딸 이지를 보았는데 죽었다니, 시간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게이브는 딸이 살아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딸을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누가 왜 죽였을까?
살다 보면 뜻하지 않게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때 과도한 집착은 광기로 이어지고 광기는 복수를 부른다. 아버지를 살해한 자를 찾아서 죽여달라고 한 의뢰인이 있고,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아무 죄 없는 사람을 죽여달라고 한 의뢰인도 있다. 이런 악의적인 연결고리를 퍼즐을 풀어나가는 게 이 소설의 줄거리다.
초반에 궁금증이 난무하더니 후반 들어 사건의 진실이 하나씩 드러난다.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해 사용된 환상적 기법은 개연성이 모호하고 부분적인 디테일도 허술하다. 결말은 개운하지 않고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들을 남긴다.
대표적인 몇가지
1.게이브는 아내와 딸이 살해 당했다는 말만 듣고 장례 치르기 전까지 시신 확인을 안했는데 이게 보편적 설득이 가능한가?
2. 이지가 가지고 있는 돌멩이와 소라고동은 어디서 났을까? 진짜 궁금하다.
3. 이사벨라는 과연 끝까지, 식물인간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