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멜로물이다. 사랑과 상실, 욕망과 탐욕이 뒤얽혀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랑하는 사람의 실종과 의문의 죽음. 숨겨진 반전이 드러날 때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만든다.
우리의 결혼식 날, 내 약혼자 제임스는 관에 담겨 교회에 도착했다.
에이미와 제임스는 어린 시절 단짝 친구이자 첫사랑이다. 두 사람은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제임스는 결혼식 며칠 전 업무차 멕시코로 출장을 갔다. 그곳에서 제임스는 실종되었고, 결국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
제임스 어머니는 하객의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결혼식 날 장례를 치르기로 한다. (이런 합리적 잔인함이라니) 축복받아야 할 결혼식이 장례식장으로 변했다.
슬픔에 잠겨 있는 에이미에게 낯선 여자가 다가와 제임스는 살아있다고 한다. 이때부터 혼란스러운 의문이 시작된다.
제임스는 왜 멕시코로 출장을 갔으며, 배후에는 어떤 음모가 있을까? 만일 살아있다면 왜 그의 죽음을 숨겨야 했을까?
제임스 집안은 친환경 가구제조업체를 운영한다. 사업을 물려받을 후보는 형 제임스와 토머스, 그리고 사촌 필이 있다. 필은 멕시코 마약 집단과 거래를 하면서 불법자금 세탁에 관여한다.
제임스는 사실 확인을 위해 멕시코로 날아간다. 필은 제임스를 제거하려고 한다. 토머스는 제임스를 보호하기 위해 거짓 죽음으로 치밀하게 은폐한다. 과연 토머스는 순수한 의도였을까?
제임스는 사고 당시 충격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려 해리성 둔주장애를 보인다. 즉 기존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새 정체성이 만들어진다.
멕시코에 정착한 제임스는 그곳에서 화랑을 열고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는다. 에이미와 결혼하기로 한 날로부터 19개월이 흘렀다.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에이미는 충격을 받는다. 외면은 분명 제임스이지만 내면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만일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제임스는 에이미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에겐 호기심 말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요. 미안해요."
결국 에이미는 약혼반지를 빼서 제임스에게 돌려준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에이미는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이언'의 사랑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그로부터 5년 후.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제임스는 왜 그곳에 있는지, 왜 어린 꼬마가 그에게 아빠라고 부르는지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진다. 기억이 돌아온 걸까?
이 책은 케리 론스데일의 에브리싱 시리즈 3권 중에 포함되어 있는 걸 보면, 속편이 이어질 모양이다. 후속편이 궁금하다.
소설을 읽을 때 온전히 몰입되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종종 왜?라는 사심이 끼어들기도 한다. 사심도 몰입의 표현일 수 있겠으나, 가상의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설득시키려면 현실성이 충분히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 소설에서도 제임스는 이미 기억상실증에 걸렸는데 굳이 종적을 숨겨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더구나 성형수술로 얼굴까지 바꿔가며 가짜 기억을 주입시키면서 말이다.
한편, 이런 부분이 독자의 흥미를 끌기 위한 소설의 한 장치일 수도 있겠다. 이 시리즈는 아마존 킨들 분야 1위에 올랐다고 한다.
<사라진 너를 찾아서>는 가독성 좋은 소설이다. 평범한 러브스토리에 추리 형식을 가미한 반전이 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