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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fudzzang님의 서재
  • 금지된 일기장
  • 알바 데 세스페데스
  • 16,200원 (10%900)
  • 2025-01-06
  • : 6,142


여자에겐 특히나 많은 키워드가 붙는다.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딸. 그 자체로서 존립하는 개체가 되는게 이리도 어려운 일이던가. 물론 인간은 군집으로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런 키워드가 붙는다는 점에서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겠지만, 여자들의 키워드 생성에는 그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한'이 존재하는 것 같다.

신혼집을 마련하면서 마련한 한 켠의 화장대는 아이들의 물건이 차지하게 되고, 학생때 정리안한다고 혼났던 나만의 책상은 어른이 되어가면서 꿈이 되어버렸다. '나만의 공간, 나만의 시간'을 갖는게 사치라고 여겨지는 현실에서 일기장을 펼친 이가 있으니 '발레리아'. 지구의 반대편 이탈리아에서 1950년대를 살아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남편에게조차 '엄마'라고 불리는 그녀는 그녀 스스로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사장에게 마음이 흔들리고 시대에 어긋난 그녀에 욕망을 일기장을 통해 풀어낸다. '일기장'은 그녀에게 단순한 기록의 매체가 아니다. 그녀의 욕망의 분출구, 일상의 버팀목, 희망의 불씨였다.

온라인 모임을 하면서 '일기장'이 어떤 의미인 것 같냐는 질문에 '맥주'라고 답을 했다. 모든 일상적인 루틴을 마치고 마시는 한잔의 맥주 속 탄산 처럼, 주인공에게 일기장이 그런 존재이지 않았을까. 50년이 지난 지금에도 별 다를게 없는 사회적 역할에 얽매인 이야기속 인물들의 행태에 때론 속이 막힐 수 도 있지만 거침없는 발레리아의 이야기를 읽으며 책 뒤표지의 타버린 일기장이 부디 일기장의 끝이 아닌 '계속됨'을 의미하기를 생각한다. 세상의 많은 '발레리아'가 부디 쓰는 것을 멈추지 않기를 바라며!

*온라인 독서모임 '독사과'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금지된일기장 #알바데세스페데스 #독사과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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