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주리의 서재
  •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
  • 13,500원 (10%750)
  • 2015-04-10
  • : 45,037

  유시민은 어떻게 글을 쓸까, 궁금한 마음에 펴본 책이었다. 요즘 나는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지, 어떤 글이 매끄러운지, 고민하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명확한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이 책을 한 번 읽어봐야 겠다고 결심하고 책을 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살아온 삶을 돌아보며 글쓰기를 위한 여러 방법을 말해준다. 주제에 집중해라, 주장은 반드시 논증하라, 발췌요약에서 출발하자, 말이 글보다 먼저다, 추천도서 목록을 무시하라, 거시기 화법, 사는 만큼 쓴다 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글쓰기를 논한다. 책을 읽으면서 글쓰기로 이렇게 많은 말을 할 수 있는 저자한테 놀랐고, 내용이 알차서 유익한 책이라고 느꼈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몇 가지 내용에 대한 나의 감상을 적어보려고 한다.

 

<소리내서 말해봐라>

 저자는 쓴 글이 괜찮은지 알고 싶으면 소리 내서 읽어보라고 했다. 언어는 말에서 출발해 글에 도착한다. 그러므로 말했을 때 어색하지 않은 문장이 읽기에도 좋은 문장이다. 내가 쓴 글이 말로 해서 어색하지 않으면 좋은 글이다. 책을 읽고 실제로 다른 책을 읽다 이해가지 않는 문장이 있거나, 내 글이 어색한지 알아볼 때 글을 읽어봤다. 저자가 말처럼 읽어보니 이해가 더 잘 돼고, 내 글의 문제도 더 정확히 보였다. 간단하지만 상당히 유용한 꿀팁이라고 생각했다.

 

<글쓰기의 기본은 요약이다>

저자 스스로 자신이 왜 글을 잘 쓰게 되었을까 반추해 보고 첫 시작이 요약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자는 대학에 들어와 학회 활동을 하며 어려운 책을 매주 요약하는 생활을 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글을 파악하는 능력이 생겼다. 타인의 글을 파악할 줄 알고 나니, 내 글을 쓰는 것도 수월해졌다. 나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글을 많이 쓰고, 책을 많이 읽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읽은 책이 머릿속에 남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나는 3월 한달동안 10권을 읽었는데, 머리에 남은 게 하나 없어 충격 받았다. 그 이후로 알라딘 서재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읽은 책의 인상 깊은 내용을 기억에 남기고, 책을 파악하고 싶기 때문이다.

 

<책을 많이 읽어라+추천도서 목록은 무시하라>

 어느 누구나 하는 뻔한 말이지만, 책을 많이 읽으라고 말했다. 좋은 책은 좋아서, 나쁜 책은 나빠서 좋다고 말했다. 좋은 책을 읽으면 유용한 지식과 훌륭한 문장을 배울 수 있고, 나쁜 책을 읽으면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다. 그러니 책을 많이 읽는 것은 그 자체로 좋다.

 여기서 저자는 책을 처음 시작하거나, 청소년기라면 그냥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으라고 말했다. 연애소설도 좋고, 무협지도 좋고, 추리소설, 판타지 소설, 그냥 읽고 싶은 걸 즐기면 그만이다. 그렇게 읽다보면 언젠가 어려운 책도 도전할테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고 했다. 나는 이 말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중학교 때, 나는 해리포터와 추리소설, 연애소설을 좋아했다. 그걸 읽는 게 즐거워서 도서관을 자주 갔다. 하지만 우리 엄마는 내가 그런 책을 읽는 걸 마땅치 않아 하셨다. 그건 초등학생이 읽는 건데, 이제는 더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엄마의 말을 듣고 어려운 책들을 도전해봤지만 그건 너무 읽기 어려웠다.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읽으면 안 좋은 말만 들으니 더 읽고 싶지 않아졌다. 그래서 난 그때부터 그냥 책을 안 읽었다. 책에 흥미는 있었지만 세상에 재밌는 게 훨씬 많은데 구지 엄마의 눈을 피해가며 읽을 의지는 없었다. 그때 기억을 떠올려 보면, 책을 시작할 때 재미를 꺾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다. 흥미 있는 책으로 시작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으면 된다. 처음 시작한다면 그냥 편한 것부터 시작해라. 그런 저자의 말이 어린 시절의 나를 위로하는 느낌이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 좋은 글이다.(수동태, 과한 한자어 사용 금지)>

 나는 이 말도 인상 깊었다. 우리가 잘 쓴 글이라고 하는 것 중에는 어려운 글이 많다. 유시민 씨 본인이 쓴 '항소이유서'도 정말 어려운 글이다.(본인이 책에서 그렇게 말씀하셨다) 수동태, 한자어가 많아서 폰으로 읽으면서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난 어릴 때부터 그런 글을 좋은 글이라고 듣고 자라서, 항상 그런 글을 흉내냈었다. 요상한 번역체, 수동태, 한자어를 내 글에 많이 썼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글은 좋은 글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글은 근본적으로 타인과 소통을 목표로 한다. 그러니 읽기 어려운 글은 좋은 글이 아니다. 저자가 예전에 쓴 항소이유서, 거꾸로 읽는 세계사도 같은 이유에서 좋은 글이라 할 수 없다. 쉬운 문장을 쓰고, 짧은 문장을 쓰고, 한자어를 과하게 사용하지 말고, 수동태는 쓰지 말라고. 화자의 그 말이 큰 위로가 되었다. 내 글은 쉽다. 거창하지 않고 평범하다. 나는 그런 글을 쓰는 게 왠지 부끄러웠던 적이 많다. 나도 논문처럼 멋지게 쓰고 싶다고 항상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 글은 쉽기에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다. 내가 항상 고치려고 했던 내 특징을, 글쓰기의 대가인 저자가 좋은 거라고 칭찬해주니 자신감이 생겼다.

 

<사는 만큼 쓴다>

 백퍼센트 공감가는 말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야기다. 저자는 글쓰기는 나와 내 삶을 보여주는 행위라 말했다. 바른 글쓰기를 하고 싶으면 삶을 바르게 살아야 하고, 아름다운 글쓰기를 하고 싶으면 삶을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 글쓰기는 내가 살아온 삶을 반영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동의하면서도 서정주 시인처럼 예외 인물들이 있었기 때문에, 완벽하게 공감하기는 어려웠던 문장이다. 특출난 재능이 있는 소수는 삶이 바르지 않아도 좋은 글을 쓸 수 있으니까. 하지만 글을 쓰고,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에게는 적용되는 말이 아닐까 싶었다. 쓰고 싶은만큼 살아라. 글을 통해 진심을 전하고 싶다면 꼭 기억해야할 말이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