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세의 남성이 이혼을 하고, 혼자 오래된 집을 고쳐 나간다는 이야기에 끌렸다
뭔가 결혼한 남자들의 판타지를 자극한다.
아니 나만의 판타지일지도 모르겠지만.
초반엔 책 제목처럼, 능력있는 이혼남(다다시)의 우아한 삶을 보여준다.
도쿄시내의 공원옆 오래된 집을 자기 취향에 맞게 고쳐나가고, 비싼 가구를 사고,
백화점 마트에서 장을 봐와 제대로 된 요리를 하며,
욕조속에 들어가 목욕을 찬양하고
더군다나 헤어진 불륜상대였던, 아직도 좋아하는 감정이 남은 여성 (가나)을 다시 만나게 된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벽난로를 피우고, 한쪽벽을 책장으로 짜맞추고, 같이 사는 고양이가 한마리가 있고
좋아하는 13살 연하의 가나와 맛있는 식당을 찾아간다.
여기까지는 엄청난 판타지인데,,
하지만,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는 가나의 아버지가 등장하며, 점차 현실적인 이야기가 된다
과연 혼자 사는 삶이,
병든 노인이 되어서도 우아할 수 있는건지,
그렇다고 병든 노인을 돌봐야하는 연인과 같이 사는게 우아할 수 있는건지,
어쨌든, 사람은 혼자살 수는 없고, 사회적 유대감이 필요하다
이층의 마주 본 창문으로라도 서로 얼굴을 보며 소통할 수 있는, 옆집 아줌마라도 필요할 것이다.
인간이기에 서로 말로 의사소통을 하기에, 오히려 더 서로의 진심을 전하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가하는 말이 나온다.
어쨌든, 인간관계란 참 어려운 것이다.
한집에 사는 것보다는 조금 거리를 두고 옆집에 사는게, 더 바람직한 인간관계 일 수 도 있을것이다.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소설이 아닌데도, 오랜만에 아주 재밌게 읽은 소설이다.
가구, 집에 대한 묘사, 음식에 대한 묘사, 등장인물들의 세세한 옷차림에 관한 설명들은 하루키 소설을 생각나게 한다. 하루키 소설만큼이나 술술 읽히고, 생생한 문장들이다
주택, 건축에 일가견이 있는지, (국내 출시된 전작도 건축사에 관한 얘기인데 말이다) 그런 세세한 설명들이을 정확히 이해할순 없었지만, 그럼에도 잘 읽히는, 잘쓰여진 소설이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도시에서의 삶이 부럽고, 다다시의 우아한 삶이 부러워진다.
책 제목은 우아한지 모르겠다고 말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