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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님의 서재
  • 그 많던 신여성은 어디로 갔을까
  • 김명임 외
  • 18,000원 (10%1,000)
  • 2024-08-30
  • : 1,295
📑
#그많던신여성은어디로갔을까
#김명임, #김민숙 #김연숙 #문경연 #박지영 #손유경 #이희경 #전미경 #허보윤
#한겨레출판

💡
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성을 하나의 동등한 인격체가 아니라
남자 혹은 가정의 부속품쯤으로 여기는 것은 똑같구나.
그때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대신에,
그때보다 신사인 척이라도 하는 의지는 줄었구나,
하는 생각에 참담한 한편 웃겼다.

저렇게까지 열심히 조롱하고 희롱하고 경시할 일인가?
재밌나 그게...
아연실색한 장면들이 많다.

닫힌 세상에 태어났을지언정 타고난 팔자를 얌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거절하고 항의하고 끝내는 떨쳐내어 준,
멋있는 언니들에게 감사하다.

🔖
전 세계적으로 '신여성'은 있어도 '신남성', '구남성'이라는 말은 없다. 여성은 언제나 남성이 상징하는 시간성의 기표가 되기 때문이다. 남성 주체는 여성이라는 대상을 통과해 자신을 인식한다. 남성의 글쓰기가 여성에 대한 이중 메시지와 자기 분열로 점철된 이유다. 신여성의 재현 주체가 주로 남성이었다는 사실, 즉 '신여성 담론'은 여성도 근대적 보편성(평등)에 포함된다는 모던에 대한 남성의 당황과 두려움의 표현이었다. 동시에, 당대 신자유주의 통치 체제에서 여성의 개인화에 대한 남성의 반발도 비슷한 맥락에 있다. 이것이 오늘날 여성의 시각에서 <신여성>을 재해석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이다.
5p

(도둑이) 손 빠르게 (여핵생의) 머리에 꽂힌 보석이 박힌 듯한 핀(을 뽑아 달아나자, 여학생이 하는 말) "그까짓 것은 빼가서 뭐 하나. 야시장에서 십오 전 주고 산 것을 모르고." (도둑) "아차, 속았다. 보석핀인 줄 알았네. 야시가 생기니까 이런 가짜가 생기지." (하고는 내팽개친다. 그러자 여학생이 냉큼 주워 달아나며 하는 말) "이것이 십오 전짜리 같은가? 진고개 가서 이십륙 원 주고 산 것이란다."
42p

이를 통해 1930년대 식민지 조선이 돌이킬 수 없는 소비사회가 되어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소비사회에 진입한 당시 여성과 남성의 서로 다른 욕망도 마주치게 된다. 여성의 소비를 여성의 허영으로, 여성의 허영을 여성의 본능으로 만들어, 새롭게 등장한 모던걸을 구제불능의 정신적 미성숙자로 만들고 시어 한 남자의 욕망과, 그런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소비를 통해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자 한 여성의 욕망이 동시에 드러난난다. 신여성의 모던한 치장은 그들에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고, 신여성의 도시적 생활양식은 그들이 알고 있는 유일한 이상향이었을 것이다.
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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