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에겐 멋스러운 밀짚모자가 하나 있다.
표지 그림을 찬찬히 보자.
어라.
모자 밖으로 얼굴을 내민
자그마한 녀석들은 누구지??
커다란 눈망울에 호기심과
경계의 빛이 가득 들어차있는데.
그나저나
마로의 미소에는
흡족함이 한가득이다.
뭔지 모를 비밀이 깃든 그런~~^^
대체 마로와 녀석들은
어떤 놀이를 하고 있는 걸까.
초록별 지구는 수많은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제공했고 눈부신 자연은 순환의 법칙 아래 적절히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하지만 만족을 모르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파괴욕으로 그 모든 질서가 무너졌다. 이는 오래전 공룡이 멸종되었던 시대와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문명의 이기와 인류의 개입으로 생명과 터전이 빼앗긴 생물들의 개체 수는 급감했고 온난화와 환경오염으로 사라져버린 생물들도 부지기수다. 그들과 똑같이 지구땅을 빌려 쓰면서 더 많이 더 오래 차지하려는 욕망이 지금과 같은 결과를 낳았다. 인류의 발자취는 귀히 여기면서 어찌 무너져가는 자연의 질서에는 그리 무감각한 것일까.
이번 청어람주니어에서 출간된 <마로의 밀짚모자>는 멸종 위기 동물인 안경원숭이가 등장한다. 필리핀이 터전인 이 녀석은 영장류 중에서 가장 작은 동물이지만 개체 수가 줄어 보호가 필요한 동물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보호라는 명목 아래 다른 속셈을 숨기고 안경원숭이에게 되려 해를 가하고 있다. 귀한 것은 그만큼 관광자원으로써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생명체에게만큼은 과한 요구가 아닐까.
7000여 개의 섬을 가진 필리핀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은 나라다. 섬을 찾는 사람들은 이색적인 풍경과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과의 첫 대면을 잔뜩 기대한다. 하지만 동물의 특성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탓에 피로감과 스트레스로 지쳐만 간다. 안경원숭이 또한 야행성동물이라 낮에 방문해서 자신들을 깨우는 관광객들이 반가울 리가 없다. 심지어 만지거나 큰 소음에 트라우마가 있어 자살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마로는 이곳 보홀섬을 찾은 관광객 중 하나다. 마로는 동물에 대해 관심이 많은 친구다. 이미 오는 도중 비행기 안에서 안경원숭이에 대한 공부도 했다. 와~~ 정말 멋진 친구다. 이 정도의 기본 지식만 알아두면 나의 행동이 동물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기에 여기서 우리는 마로의 행동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였을까. 안경원숭이 포포의 눈에 비친 마로는 어딘지 달라 보인다. 눈빛이 반짝이는 아이 마로. 포포는 마로의 어떤 행동에 관심이 미치게 된 걸까.
분명한 건 마로의 계획에는 진정한 공존의 비밀이 숨어 있단 것이다.
책과 함께 도착한 컬러 부채는 제일 좋아하는 그림이 프린트되어 있어 대만족이다. 바깥활동 시 소지하고 다니기 딱 좋은 사이즈라 이번 여름 자주 애용해야겠다.
이번 기회에 멸종 위기종에 대해 좀 더 찾아보게 되었다. 참 부끄럽다. 어찌 보면 앞으로 모든 생명체의 미래가 위태로워 보인다. 멸종 위기종을 지정하고 보호하려는 노력이 특정단체와 소수의 관심으로는 지켜내기가 어려워 보인다. 안경원숭이를 본 적은 없지만 각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 이것만큼 중요한 게 있을까. 마로의 바람도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