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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의 서재
  • 언어폭력
  • 퍼트리샤 에반스
  • 16,200원 (10%900)
  • 2018-03-16
  • : 386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사실 언어폭력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냥 ‘말이 좀 심하네’ 이렇게 생각했을 뿐. 그런데 최근 미투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데이트 폭력, 가정 폭력 등 폭력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언어폭력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졌다.


사실 다른 종류의 폭력 행위들은 폭력이라고 분명하게 인식하지만 언어폭력은 그 경계가 좀 모호한 느낌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 어느 것이 언어폭력인지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게 된 거 같다. 예를 들어, 욕뿐만 아니라 학창 시절 엄마에게 자주 들었던 말 “공부 못하는 것들이 꼭 자리 탓을 한다니까”도 언어폭력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뭐, 당시에는 조금 기분 나쁜 말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갔고, 만약 엄마에게 “이거 언어폭력이야!”라고 이야기했더라고 더 혼만 나지 달라지는 건 없었을 것이다.


언어폭력에 관해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지식 사이트에는 “이거 언어폭력인가요?”라는 질문이 꽤 많이 올라와 있었다. 언어폭력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사실 한국 사회는 언어폭력을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뭐 이런 것도 폭력이라고 하면 세상 어떻게 살겠냐’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뭐 드라마를 봐도 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가족, 연인, 친구끼리 막말을 하거나 그런 장면이 별로 없다. 반면 한국에서는 그런 장면들을 흔히 볼 수 있다(특히 주말 드라마). 이런 것만 봐도 대부분의 사람이 언어폭력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사람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과연 그런 대사를 쓸 수 있을까?


이 책에는 수많은 언어폭력 피해자의 사례들이 나오는데, 그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느꼈는지 짐작할 수조차 없다. 심지어 읽으면서 ‘진짜 이렇게 말을 한다고? 도대체 왜?’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야기가 실제 사례라는 것에 더욱 놀랐다. 그것은 내가 아직까지 언어폭력을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증거이고, 앞으로 계속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야 할 것이다.

 

부디 이 책이 많은 이들이 나와 같은 깨달음을 얻고, 앞으로 언어폭력도 다른 신체 폭력과 마찬가지로 심각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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