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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고 잘 생긴 미남 미녀 배우들, 아이돌의 기사에 항상 이런 댓글이 달린다.
“ 저 얼굴로 살면 얼마나 세상이 재밌을까?”
나도 궁금했다.
그러나 얼굴을 갈아엎을 수도 용기도 없으니 남에게 호감이라도 사고 싶다.
그러면 사는 게 조금은, 아주 조금은 편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나는 그다지 남의 호감을 사기 힘든 인물이다.
말실수도 잦고 천성적으로 우울한 기분이 남보다 많아서 호감을 주기 힘든 것 같다.
이런 나와 비교되게 나의 남편은 남에게 쉽게 호감을 사는 인물이다.
천성적으로 인상도 좋고 왠지 모르게 믿음을 준달까.
(갑분 남편 자랑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런 남편과 부부 동반으로 모임을 가게 되면 약간 울적해진다.
남편에게 적어도 마이너스는 되고 싶지 않은데 내가 호감을 주는 인물이 아니라
함께 사는 남편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평가되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괴롭게 했다.
그래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르쳐 주는 대로 따라 할테니
제발 호감 사는 법 좀 알려주세요.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책을 펼치게 되었다.
그런데 책을 덮는 지금 나는 좋은 사람과 좋은 대화를 나누고 난 후 먹먹하고 벅찬 심정으로 지금 리뷰를 쓰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호감을 살 수 있는 스킬을 나열한 책이 아니다.
도리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떤 사람이 돼야 할지 가르침을 주는 책이었다.
책에 너무 좋은 구절이 많아 모든 것을 다 나열을 못 하겠지만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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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절을 읽고 마음이 뜨끔하면서 편해졌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힘들며 자신감이 없는데
매일 노력하고 힘내고 다짐하는 거구나.
책에 의지하여 한 줄 한 줄 읽는 나도 이 책의 저자처럼 자신감을 회복하고
멋지게 다시 사람들과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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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 지금 나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나는 호감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감이 없어서 이리저리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 마냥 불안함을 전염시키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누구에게 호감을 줄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니 내가 남편에게 매력을 느끼게 되었던 것도 바위 같은 사람이라고 느꼈던 순간이었다.
이 책에서 남에게 호감을 주는 법칙은 살면서 내가 타인에게 주는 따뜻한 배려와 매너가 대부분이라고 생각되었다.
50가지 모두 다 완벽하게 마스터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배려를 잊지 않는다면 적어도 비호감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일본의 에세이 작가이자 만화 작가인 마스다 미리는 자신의 저서 “평범한 나의 작가 생활”에서
자신은 대부분의 일에 관심이 없지만 일단 가본다고 한다.
자신이 찾고 있는 무언가를 만나기 위해 찾고 있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르니까라며.
찾고 있던 무언가. 설레는 말을 만나기 위해.
나는 이 책에서 벌써 나를 설레게 하고 마음을 위로해 주는 글귀를 몇 개나 만났는지 모른다.
저자는 어쩌면 호감을 사는 스킬보다는 인간관계에 지치거나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삶의 이정표를 잃어버린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다시 인간 세상에 뛰어들기 전 따뜻한 차 한 잔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책 속의 글 중 하나를 마지막으로 소개한다. 나 또한 이런 사회가 되길 바라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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