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주님을
차단하시겠습니까?
차단하면 사용자의 모든 글을
볼 수 없습니다.
- 아몬드 (양장)
- 손원평
- 12,600원 (10%↓
700) - 2017-03-31
: 32,398
어릴땐 매일같이 동네, 시립, 사립 도서관에 가서 밖이 어둑해질때까지 앉아서 책을 읽었더랬다. 주제에 좀 컸답시고 책과 내외했던, 학교도서관에서 (독서는 안하고) 노닥거리다 내키면 책을 좀 찝적거리던 사춘기 시절에 신작으로 맞이한 《아몬드》. 그날따라 야자가 하기 싫어 냅다 빌려다가 읽었다. 숨죽여서 울다가 콧물이 나와 눈치보며 코를 풀었지.. 친구가 눈이랑 코가 새빨개졌다며 호들갑을 떠는데 뭐라 말하기가 어려웠다.
어딘가 영영 부러져 망가진 장난감같다가도, 너무나 눈부시게 꿈을 꾸는 나는 대체 어디에 속하는 존재인지. 다들 그대로인데, 다른 사람들 모두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왜 나만 여기서 헤메고 있는지.
전부 원망스러워서 주저앉아 미래는 다 내다버린 척, 다 괜찮은 척 과거의 행복에 기대어 우연을 가장한 운명을 기다렸다. 이건 해도 되는것, 이건 결코 용납불가한 오점. 나 스스로를 붙잡고 죄를 심판했다.
책을 읽고 나는 인생에 있어서 완벽하고 이상적인 그런게... (있으면 좋겠다만) 없어도, 부족해도 킵고잉 할 수 있다는걸 알게되었다. 남들 눈에 뭐로 보이든 난 내 이상한 점들까지 나!로 치고 날 열심히 굴려볼거다. 피드백을 받고 고쳐나갈지언정 날 주눅들게 하지 않겠다. 내가 날 보호한다. 뭐 이런 식으로.
PC버전에서 작성한 글은 PC에서만 수정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