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rg0610님의 서재
그날의 스케쥴을 보면, 힘들 것이 예상되는 날이 있다. 어제가 그랬다.
6시간의 강의에 이어서 3개의 미팅이 있는 날이었는데, 시간 맞추느라 신경을 곤두세우는게 싫어 어쩔 수 없이 앞뒤로 조금씩 여유를 두고 약속을 잡았었다. 약속 시간에 늦을까 노심초사 하는 것 보다는 기다리는게 마음이 편하긴 하지만, 그런 짜투리 시간이 남는 것 역시 아주 못참아 하는 성격이라 이런 경우의 나를 달래 줄 그 무언가가 필요했다.

새벽녘에 깨서 앞 부분을 읽기 시작하고 가방에 넣어가지고 간 이 책은, 미팅 중간중간 생기는 시간이 짧은 것이 오히려 싫게 느껴질 만큼 내 흥미를 끌더니만, 급기야는 운전하다가 신호등에 대기하면 절로 책으로 손이 가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집에 와서도 이 책을 마저 읽느라 읽어야 할 논문은 뒷전으로 밀렸다.

이 책의 저자는 잡지사 에디터를 거쳐 지금은 어떤 잡지의 편집장이라고 한다. 그동안 나는 잡지는 책 축에 끼지 못하는 출간물이라 생각하면서 약간 낮춰 봤던 것이 사실이라, 잡지 기자나 편집장 역시 마찬가지였는데(사실 그들에 대해 뭔가를 생각해 볼 이유도 없었고...) 역시나 그렇게 싸잡아 볼 것이 아니라는 것을 또한번 느꼈다.

이 책은 저자가 현대카드사를 일년 반 정도 동안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그 회사에 대해 쓴 책으로, 현대카드의 이야기이자 그 회사 사장인 정태영 사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정태영 개인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회사에 대한 얘기를 쓰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으나, CEO로서의 정태영 사장의 영향력이 워낙 커서인지 딱히 구분되지가 않았다.

나는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 삼성카드를 만들었었고, 중간에 무수히 많은 카드가 생겼었다가 돈을 모으려면 카드부터 정리해야 한다길래 두개만 남기고 싹 다 정리하는 과정에서 용케도 삼성카드가 살아남았고, 현대카드가 처음 나왔을 때 워낙 공격적인 마케팅을 했기에 이 카드를 만들 뻔 하기도 했었는데, 카드사가 다 거기서 거기지 싶기도 하고, 카드 발급을 위해 이것저것 적어넣는 것 조차 귀찮아 여전히 삼성카드를 쓰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정태영 사장과 현대카드는 어찌나 매력적이던지, 아무래도 조만간 내 지갑과 휴대폰에는 현대카드가 떡하니 자리잡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들의 라이브러리를 하나씩 하나씩 제대로 순례해 보게 될것만 같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