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았습니다.
<레티파크>의 진실이 담긴
유디트 헤르만의 첫 자전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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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디트 헤르만의 글을 읽다 보면,
언어가 닿지 못하는 어떤 깊은 순간들이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녀에게 침묵은 단순한 말의 부재가
아니다. 오히려 말이 멈춘 자리에서
더 많은 것들이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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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할 수 없는 감정,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존재의 결이
그 고요속에서 서서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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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런 침묵을 오래 바라보는 그녀의 태도에 마음이 머문다.
말보다 먼저 도착하는 사유, 언어의 여백에 깃든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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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 여백을 경청하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길어 올린다. 나 역시 말보다 먼저 다가오는
어떤 기척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설명하지 않음으로써 더 가까워지는 진실이 있다고 믿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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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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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디트헤르만
#바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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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는 한 정신분석가와의 뜻밖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저자는 그 낯선 대화 속에서 오래전 친구들—아다와 마르코—와 함께했던 젊은 날의 풍경을 천천히 꺼내 놓는다. 그 시절의 공기, 말하지 못했던 감정, 그리고 흩어진 기억들이 조용히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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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 들어서면, 저자의 시선은 유년 시절로 향한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놓여 있던 풍경들, 그중에서도 할머니와 아버지의 존재는 기억 속에서 유난히 선명하게 떠오른다. 저자는 그 시절의 공기와 침묵을 더듬으며, 어린 날의 자신을 다시 바라본다. 말보다 먼저 다가오는 감각들, 그 안에 머물던 사유들이 조용히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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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는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깊은 성찰로 이어진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삶을 다시 살아내는 방식이라는 듯. 저자는 언어의 여백 속에서 자신을 마주하고, 그 침묵을 경청하며, 삶과 글 사이의 미세한 결을 조심스럽게 짚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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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파크>를 먼저 읽고 에세이를 본 나로서는
화자의 목소리에 깊이 몰입하기보다는, 어느새 곁에서 바라보기를 하게 된다. 일상 속에서 누군가를 아무 목적 없이 바라본다는 것이 얼마나 드문 경험인가. 유디트 헤르만은 바로 그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가능하게 하는 작가다. 그녀의 글을 읽고 있으면, 옆에서 그저 지켜봐 주는 시선만으로도 얼마나 고요한 힘이 될 수 있는가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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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마치 삶을 조금 덜 다그치고, 있는 그대로의 순간을 받아들이는 연습과도 같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그녀의 문장에 매료된다. 모호함을 모호함으로 남겨두고도 그 속에서 안도감을 얻게 되는 경험, 그것이야말로 그가 우리에게 건네는 특별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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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지지 않은 것들에 대한 에세이> 에서 건져올린 문장은 노트에 고이 담아내려한다.
그리고
스탠딩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원소윤 이 추천한 #여름별장그후 는 어떨까.
유디트헤르만의 다음 책은 이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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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키다가추천해요
#반한에세이 #천천히읽어요
#우려내야제맛 #에세이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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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 대해 쓴다.
나는 스스로의 삶을 따라서 쓰고
다른 글쓰기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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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문장을 채택하는 모든 결정은
무수한 다른 문장들을 배제하는 결정이다.
하나의 이야기를 채택하는 모든 결정은
무수한 이야기를 쳐낸다.
하나의 단어는 다른 단어를 없앤다.
글쓰기란 지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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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삶을, 사물들의 사라짐을,
영속적인 뒤쳐짐을, 불명료해짐을,
이미지의 소실을 모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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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 촬영 영상 같은 깨달음
수년에 걸쳐 서서히 이르는 깨달음보다 조금 더 특별한 깨달음,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네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라는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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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음은, 원래 늘 그렇듯이,
요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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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들은 당신에게 닿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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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 자신을 심문하는 것으로.
나의 글쓰기는 이 유년기와 관련이 있다.
당시의 인상들, 느낌들, 생각들,
예감들.
내 가족의 상황과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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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 가운데에서 나온 꿈.
놓쳐 버린 것과 놓치 않은 것,
말해진것, 마해지지 않은 것을
저울질하기.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다는 사실.
우리는 그렇다.
끊임없이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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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늘 그 이후의 순간이라고.
당신이 소위 행복을 이겨 내고,
행복을 모면하고, 행복이란 게 무엇인지
깨닫고 행복을 다시 잃어버리고,
놓아주고 던져 버린 순간.
이것이 마지막이다.
혹은 달리 표현하면, 이것이 내가 글을
쓰며 도달한 지점이다. 그렇다면
분명커, 그 이전이든 그 이후든
결국 그냥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