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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enradiant님의 서재
  • 시인의 계곡
  • 마이클 코넬리
  • 11,520원 (10%640)
  • 2009-09-10
  • : 636
시인 사건으로부터 어느덧 8년. 심연 속에서 시체썩는 냄새를 맡으며 조용히 숨죽이고 있던 그가 마침내 수면 위로 부상한다. 살인을 쉬고 있었던 건 아니다. 죽음을 가장하고 있던 것도 아니다. 이미 그는 해외에서 자신의 흔적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8년의 세월동안 그에 의해 살해당한 희생자는 십수명. 단지 그는 과거 살해현장에 자신의 문장이자 낙인처럼 새겨넣곤 했던 에드가 앨런 포의 시를 남기지 않아왔을 뿐이다. 그리고 이제, 황량한 네바다의 사막에 여덟구의 시체로 조성한 무대 위로 FBI와 자신을 격퇴시켰던 요원 레이첼 월링을 초대한다.

한달 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전직 FBI 프로파일러 테리 매컬렙의 아내, 그래시엘라 매컬렙. 그녀는 남편의 죽음을 자연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던 남편이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상시복용해야 하는 약은 알 수 없는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 바꿔치기 당해있었다. 남편의 죽음에 드리워진 타살의 그림자에, 그녀는 살아생전 남편이 포기를 모르는 사내라고 언급했던 남편의 벗, 해리 보슈에게 수사를 의뢰한다. 그녀의 의뢰를 승락하고 테리 매컬렙의 발자취를 쫓던 해리 보슈는 매컬렙이 죽기 직전 그의 주위를 맴돌던 한 사내의 흔적을 발견하고, 매컬랩의 파일에서 발견해낸 지도를 쫓아 네바다의 사막으로 향한다. 그리고 사막에서 FBI와 레이철을 대면하면서 그 사내가 바로 시인이었음을 눈치챈다.


<시인의 계곡>은 해리 보슈 시리즈의 10번째 작품이자 얼마전 국내에 소개된 <시인>의 후속편이다. <시인>의 마지막에서 시인의 정체가 드러났기 때문에 긴박감이 덜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FBI에 선전포고한 시인답게 대담하게도 처음부터 레이철의 주변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녀의 행보는 시인의 계산대로이며, 그의 의도는 종반에 이르기까지 알 수 없다. 그가 예상치 못한 요인은 단 하나, 끈질기고 포기를 모르는 탐정 해리 보슈의 개입뿐이다. 독자는 해리 보슈와 함께 시인의 뒤를 차근차근 추적해 나아가며, 하나하나 퍼즐을 모아가며 지적 유희와 긴장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작 중에서는 마이클 코넬리의 전작들과의 연계가 굉장히 많지만 내가 전작들을 거의 접해보지 못한 탓에 타 작품과의 연계에서 주는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몇년 전 사건을 언급하거나 해리 보슈의 지인들이 등장할 때면 내가 알지 못하는 영역이라는 생각에 조금 소외감을 느끼게 된달까? 이래서 시리즈는 순서대로 봐야하는 것이다. 그외에도 실제 영화화된 Blood Work를 코넬리의 세계 내에서도 영화화된 걸로 설정하여 작품의 리얼리티를 극대화 시킨 것은 상당히 인상에 남는 부분이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시라. <시인>을 첩하고 <시인의 계곡>을 접하든, 혹은 그 반대이든, 어느새 코넬리의 세계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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