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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성적인 뱀파이어
  • 최상희
  • 12,150원 (10%670)
  • 2026-06-19
  • : 1,210

나 어릴 때는 청소년 소설이라는 장르가 없었다. 어른들은 청소년의 일종의 과도기로 보았다. 그래서 굳이 청소년을 위한 글을 쓸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어른들이 어른들을 위해 쓴 소설을 몰래 보거나 추천 받아 읽었다. 그래도 된다는 사회에서 자라서 우리는 어떤 공백을 껴안고 책을 읽었다.

그 공백이 메워지는 요즘. 책을 읽는 사람도 많이 없지만, 학생은 더더욱 없다고 한다.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말도 심심찮게 나오고.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여전히 있고, 책을 좋아하는 학생도 여전히 있다. 나는 책을 좋아했다. 책벌레는 아니었지만 좋은 책을 읽을 때 오는 충만감이 있었다. 하지만 십대의 내가 읽었던 소설에서 그 어느 것도 나와 같은 십대 소녀는 찾기가 어려웠다. 어른의 세계. 그 어른의 세계를 나는 동경하거나 상상했을 뿐.

그런 와중에 커서 보는 청소년소설은 정말 부럽다. 청소년의 이야기를 청소년이 읽을 수 있다. 여기 최상희 소설 '내성적인 뱀파이어'도 그러하다. 십대 때는 친구 관계는 부모님에게도 말하지 못할, 엄청난 큰 이슈다. 그 이슈로 인해 세상과의 단절,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는 나는 고양이를 토하며 세상으로 다시 나오기 시작하고,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친구가 연애를 시작하면서 겪는 과정. 어른들의 만든 혐오의 기준을 있는 그대로 학습하거나 피해를 입거나, 혹은 그것을 뛰어넘는 아이들. 이 모든 이야기들은 지금 십대, 청소년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현재의 이야기'이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판타지라는 형식으로 들려주는 소설.

나는 때때로 문학이 가지는 힘에 대해 생각한다. 어떨 때는 문학은 전혀 힘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문학은 갈라진 아스팔트 위로 자라는 잡초 같은 힘이 분명 있다. 읽기만 해도 괜찮다. 세포가 기억할 것이다. 상처를 메꾸고 새 생명을 기를 것이다. 이 소설이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고 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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