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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na님의 서재
첫사랑처럼 미화되는 것도 없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첫사랑을 말할 때 몽환적인 눈이 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원래 첫번째인 모든 것은 시간의 퇴적 속에서도 분해되지 않고 더욱 아름답게 기억되는 법이지만 첫사랑은 그중에서도 으뜸으로 장식된다.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진 러브레터도 그 첫사랑의 감성을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풋풋하던 중학 시절의 남녀와 시종일관 변치 않는 일편단심을 유지하는 어긋난 사랑의 남녀들. 사랑의 단짝인 배신과 질투가 끼어들 틈도 주지 않는 이 청량한 이야기는 각박해진 현 시점에 더욱 빛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첫사랑처럼 모든 사랑을 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러나 사랑은 이루어지고 나면 곧 변질되게 마련이고 그것이 또한 삶의 진리이기도 하다.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더욱 아름답고 세속적인 때가 끼기 전의 사랑이기에 더욱 청아한 첫사랑은,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며 삶이 세속에 찌들수록 더욱 가치롭게 느껴지는 것이다.

후지이 이츠키라는 이름 하나로 이루어지는 운명적인 사랑, 우스울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가끔은 알고도 속아넘어가보자. 그렇게 해서 얻게 되는 것은 비단 마음의 안정만은 아닐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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