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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갯마루
  • 초한지 5
  • 정비석
  • 10,800원 (10%600)
  • 2003-01-10
  • : 1,051
정비석 선생의 초한지를 다시 읽었다.

책장의 책들을 이리저리 넣었다 뻈다하다가 맨 아랫칸에서 줄지어 꼽혀있는 삼국지, 수호지, 초한지가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삼국지와 수호지는 이문열씨가 평역한 것이고, 초한지는 정비석씨가 소설 형식으로 엮은 것인데 초한지에 우선 손이 갔던 이유는 별개아니고 나머지 것들은 10권짜리 셋트인데 초한지는 다섯권짜리 셋트였기 때문이다.


`삼국지연의`처럼 별개의 텍스트가 전하는 것은 아니고 사마천의 `사기`를 원전으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 `초한지`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만화가 고우영 화백이라고 한다. 초한지는 잘 알려진대로 대륙을 통일했던 진나라가 무너지고 중원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항우와 유방의 싸움을 다룬 작품이다. 정비석 선생의 초한지는 진시황이 대륙을 통일하여 진나라를 세우는 과정부터 쓰고 있어서 이야기를 읽는 사람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역발산기개세라 일컬어지는 맹장 항우는 싸움에선 당할자가 없었으나 유방과 수많은 전쟁을 치른 끝에 최종적으로 유방에게 천하를 내어주게 된다. 힘과 용맹함만으로는 천하를 얻을 수 없었다.

유방은 관인후덕한 인품으로 주변에 한신, 영포, 팽월과 같은 뛰어난 장수와 장량, 소하, 진평과 같은 뛰어난 지략가들이 모여들어 결국에는 한(漢)고조가 되었으나, 통일 후 일등공신인 한신, 영포, 팽월을 모두 제거함으로써 스스로의 위협을 없앴다. 권력의 비정함이다. 장량의 탄식처럼 부귀와 공명은 모두 헛되고 부질없는 것이다.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도 영생을 꿈꾸었지만 객지에서 허망한 죽음을 맞았고, 항우는 물론이고 유방도 죽음앞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유방이 죽은 후 질투와 권력욕에 눈이 멀어 유방의 애첩인 척부인의 자식을 죽이고 척부인을 인간돼지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결국 자신의 아들까지 죽게 만든 여황후도 죽을 때는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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