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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 엄마의 얼굴
  • 김재원
  • 15,750원 (10%870)
  • 2025-01-15
  • : 5,619

자주 가는 서점에서 김재원 아나운서의 '엄마의 얼굴'이 눈에 띄어서 훑어봤는데 그 뒤로 리뷰단을 모집한다는 걸 인스타그램에서 알게 되서 리뷰단에 지원했어요. 감사하게도 리뷰단에 선정해주셔서 책을 받았고 이렇게 서평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엄마 이야기가 주된 내용인데 알고보니 김재원 아나운서가 열세 살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셨고 그 당시에 애도를 충분히 하지 못하셨다고 하네요. 충분히 슬퍼해야 한다고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고 배우자를 잃고 혼자가 된 아빠에게조차 슬픔을 이야기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숨겨둔 슬픔은 인생의 어두운 조각이 되었구요. 어머니께서 떠나시고 20년 뒤에 아버지도 돌아가셨는데, 그때는 이미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슬퍼할 틈이 없었다고 하네요.

 

저는 아직 부모님과 사별한 경험은 없지만 조부모님과 외조부모님, 큰아빠와 첫째 고모부와 셋째 고모부, 그리고 막내 외숙모를 떠나보낸 경험이 있습니다. 그분들을 더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상실감과 깊은 슬픔을 느꼈는데 부모님을 떠나보낸 슬픔은 가히 어떨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더구나 열세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엄마와 사별을 하셨다니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김재원 아나운서는 엄마와 사별했을 때 제대로 애도하지 못했고 슬픔을 억눌렀기 때문에 그것이 관계에 장애물이 되었다고 합니다. 엄마에게 말하지 못한 미안함과 아빠하고 풀지 못한 앙금이 마음에 자리를 잡은 채, 다른 식구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어느 순간 엄마의 목소리가 기억나지 않고 이러다가 엄마의 얼굴마저 잊을까 걱정한다는 내용이 서문에 언급이 되었는데 저는 돌아가신 저의 외할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외할머니께서는 제 생일 새벽에 돌아가셨는데 아직도 그날 일이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지만 외할머니 얼굴을 계속 기억하는 이유는 저의 엄마께서 나이가 들어가실수록 외할머니를 더 닮아가시기 때문에 엄마를 보면 외할머니 생각이 나더라구요. 저도 나이가 들수록 엄마를 더 닮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열세 살에 엄마와 사별한 소년은 4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엄마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24년 전 돌아가신 아빠도 그립구요.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도 부모의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으니까요. 엄마와 13년, 아빠와 33년을 살았던 김재원 아나운서는 함꼐 했던 그 기억으로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움은 오래된 애도라고 하셨구요.

 

이 책에 언급된 '자전거와 아버지'라는 제목의 글 중에서 일부를 나누고 싶습니다.

 

인생은 때론 자전거 같습니다.

넘어진 자리에 머물지만 않아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어쩌면 인생의 고비는

페달을 밟지 않고 있을 때가 아닐까요?

 

​"인생의 고비는 페달을 밟지 않고 있을 때가 아닐까요?" 라는 이 문장은 제게 큰 울림을 줬습니다.

 

자전거를 처음 탈 때는 넘어져서 다치게 될까봐 두려워하게 되고 실제로 많이 넘어지게 되는데 계속 페달을 밟고 바퀴가 굴러가고 균형을 잘 잡게 되면 넘어지지 않게 됩니다.

 

우리의 삶도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일을 해보기 전에는 두려움이 크고 주저하게 되지만 용기를 내서 도전하고 성실히 하다 보면 능숙하게 되고 잘하게 됩니다. 해보지도 않고 잘 안 될거라고 포기하지 않고 시도해 보고 계속 해보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중간에 그만두고 싶기도 하고 너무 힘이 들 때는 잠시 쉬어갈 수도 있겠죠.

 

'세 가지 용기'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실수를 해도 되는 용기, 인정받지 못해도 되는 용기, 평범해도 되는 용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는데 실수해도 괜찮다는 생각과 남들이 다 좇는 인정보다 내가 선택한 '최선'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 그리고 늘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감에서 벗어나 성공에 집착하지 않고 즐기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완벽주의 때문에 시도하지도 않고 포기하는 경우고 있는데 이런 분들에게 꼭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김재원 아나운서는 개신교 신자이신데 엄마를 떠나보내고 힘든 시기를 보낼 때 학교에서는 엄마 없는 아이라는 것 때문에 힘들었는데 교회에서는 본인이 엄마 없는 애라는 것을 다 알고 있었기에 편했다고 합니다. 만약에 교회가 없었다면 비뚤어졌을 거라고 하시면서 가치관, 목적, 비전, 신앙, 인생의 많은 궁금증에 대해 교회에서 해답을 얻었다고 하시네요. 그 시절을 생각하면 감사하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고 하셨구요. 힘든 시기를 보낼 때 기도할 수가 있었고 다른 분들의 도움과 기도가 있었기에 지금의 김재원 아나운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을 하거나 이별을 하게 되었을 때 충분히 애도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애도의 시간을 충분히 갖고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일상생활을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개인차가 있겠죠. 부모님, 배우자, 형제 자매, 자녀, 친구, 연인, 친지들, 지인들을 더이상 볼 수 없고 함께 할 수 없다는 건 큰 상실감을 느끼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배우자와 사별하고 힘들어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특히 남편이 아내를 떠나보내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의 심정은 제가 감히 짐작할 수가 없네요. ​

 

제대로 된 애도의 시간을 갖지 않으면 미처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는 제대로 이별을 해야 하고 충분히 슬퍼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사람들을 떠나보내게 될텐데 그럴 때마다 충분히 애도의 시간을 갖으려고 합니다. 저 또한 그러지 못해서 힘들었던 적이 있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 중에서 나누고 싶은 내용이 많지만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나누려고 합니다,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내가 숨 쉬는 것도,

말하는 것도,

행복하게 사는 것도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 노력해 주고,

누군가 도와주고,

누군가 참아주기 떄문에

내가 살아가고 있는 거죠.

 

당연한 것이 없고 모든 것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도움과 희생이 있기에 우리가 살아갈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남은 생애를 더 의미있게 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욕심을 내자면 저도 저의 이야기를 써서 책으로 내고 싶습니다.

 

좋은 책을 써 주신 김재원 아나운서와 리뷰단에 선정해주신 달먹는토끼 관계자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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