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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찬란한 존재들
꿈꾸는실비아  2023/08/28 15:51
  • 찬란한 존재들
  • 브라이언 도일
  • 17,100원 (10%950)
  • 2023-07-20
  • : 263

캐스리더스 6기 8월 도서로 선정된 브라이언 도일의 <찬란한 존재들>이라는 에세이집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브라이언 도일은 195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고 노터데임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포틀랜드 대학교 <포틀랜드 매거진> 편집자로 활동했습니다. <밍크 리버>, <물떼새>, <담비 마틴>, <시카고> 등의 소설을 비롯한 수필집과 시집 등 많은 책을 냈습니다. 또한 미국 예술 문학 아카데미상, 가톨릭 도서상, 푸시카트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그는 뉴요커 브라이언 제임스 패트릭 도일도 캐나다의 위대한 소설가 브라이언 도일도, 천체 물리학자 브라이언 도일도, 심지어 걸출한 배우 브라이언 도일-머레이도 아니었습니다. 느릿느릿 꾸물거리는 오리건의 작가 브라이언 도일이었고, 그렇게 살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밝힙니다.

이 책의 띠지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브라이언 도일의 산문집 국내 최초 발간 <일상, 믿음, 은총의 체험 속에 다채로운 빛을 담는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것을 통해 책을 읽기 전에 내용을 짐작해 볼 수가 있었습니다.

 

 

수많은 순간이 모여 인생을 이루는 것이라면, 브라이언 도일의 인생은 이 책 속에서 빛나고 있다. 에세이 하나하나는 곱씹어 볼수록 절대 작지 않은 작은 순간을 보여 준다. 그것들은 친절, 유머, 은총, 아름다움을 만날 때마다 알아보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은 한 남자의 기억과 생각이다. <찬란한 존재들>을 읽으면 당신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된다.

앤서니 도어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의 저자)

 

 

 

<찬란한 존재들>은 우리나라에 처음 번역 소개되는 작가의 책입니다. 저를 비롯해서 국내 독자들에게 생소한 브라이언 도일은 이 책을 옮긴이도 처음 접하는 작가라고 합니다.

브라이언 도일은 아일랜드계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나 선량하고 신앙심 깊은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고 합니다. 그는 교회의 가르침을 소중히 받아들였고 예수 그리스도를 친구처럼 가깝게 여겼습니다. 일상이 기도였다는 그는 소설, 에세이집, 시집 등 24권 이상의 책을 발표했고 뇌종양으로 투병하다가 60세이던 2017년 5월에 타계했습니다.

그는 단연코 미국 최고의 이야기꾼이었습니다.

활자를 다루는 뛰어난 기술자였지요.

문법 규칙을 자유자재로 활용하여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단어로 그린 그림으로 정교하게 표현했습니다.

짐 도일 (브라이언 도일의 아버지)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짧막한 여러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순서에 상관없이 읽을 수가 있고 어려운 내용이 아니여서 부담없이 읽을 수가 있습니다.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그의 글에서는 가족 구성원들의 늙음과 죽음을 경험하며 느끼는 인생의 의미, 별로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많은 자식들을 건사하기 위해 고단한 삶을 살았을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 그가 작가의 꿈을 꾸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주었을 기자 아버지에 대한 선망도 짙게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그의 아내와 자녀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에 대해서도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 어린 자녀들을 키우면서 겪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작지만 따뜻한 순간들에 대한 회상은 이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는 사소함에서 위대함을 찾아내는 탁월한 안목을 지녔고 그의 사랑은 동지애, 우정, 형제애, 부모와 자식에 대한 사랑, 영적인 사랑, 낭만적인 사랑 등 온갖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에게 있어서 하느님과 그와 함께한 이들이 '찬란한 존재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그러운 창조자가 후하게 베푸시는 놀라운 삶의 감동을 담는 그릇, 이 대단히, 영원히 자비로울 우체국의 신사 같은 그릇에서 하느님을 볼 수 없다면, 우리는 우리가 따른다고 주장하는 종교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 종교는 우리가 눈에서 들보를 없애고, 모든 존재를 어루만지고 어떤 존재도 소외하지 않는, 햇빛처럼 쏟아지는 기적에 대해 겸손과 감사의 마음으로 고개를 숙인다면 하느님이 어디에나 계시다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그래서 나는 미국의 우체국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목마른 모든 이의 갈등을 풀어 주는 그의 은총으로 깨달음과 힘을 얻었다. 그 은총은 우리 각자와, 우리 모두와 함께한다.

1장 <하느님>

 

 

 

작가는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도 위대함을 발견합니다. 사회적 지위와 관계없이, 맡겨진 일을 묵묵히, 성실하게 해내는 사람들에게서 하느님의 거룩함을 봅니다.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고 겸손과 감사의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하느님을 만날 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이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할 것입니다.

 

우리가 운이 좋다면, 우리가 고통과 상실의 책을 겸손하게 읽는다면, 우리 모두가 상처 입고 미약하고 사소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사실은 우리 중 누구도 다른 누구보다 부유하거나 유명하거나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그때, 우리는 마침내 겸손에 대해 심오하고 진실한 무언가를 이해하기 시작할 것이다.

4장 <최후의 보루>

 

 

 

작가는 작은 것은 크고, 사소한 것은 거대하며, 고통은 기쁨이라는 선물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이며, 사랑이 있기에 다른 모든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겸손은 사랑으로 가는 길이고 겸손이 곧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잘 모르지만 길을 따라 천천히 움직이면서, 경이로움에 감탄하고, 그저 있는 그대로를 보고 말하려 한다면 겸손에 대해 이해할 수 있고 겸손한 삶에 한결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의 삶을 되돌아 볼 수가 있었습니다. 행복했던 유년시절의 추억도 생각이 났고 가족들과 함께 한 소중한 순간들도 떠올릴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가질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주님께서 함께 해 주셨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하느님을 믿는 천주교 신자입니다. 언제나 그분께 의탁하며 앞으로도 신앙생활을 계속하려고 합니다. 꼭 거창한 것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 속에서 주님의 손길과 사랑을 느끼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살고 싶습니다.

독서는 작가와의 간접적인 만남이라고 합니다. 비록 브라이언 도일은 이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생전에 남긴 글을 통해 우리는 그를 만날 수가 있습니다. 작가의 아름다운 흔적이 담긴 그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브라이언 도일의 다른 책들도 우리나라에 더 많이 소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가톨릭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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